"최소 5억원 이상의 손해를 봤다. 문화를 문화로 보지 않고 정치적으로 푸는 상황이 안타깝다."
중국에서 활발히 활동했다가 한국으로 돌아온 한 배우의 매니지먼트사 대표는 23일 "중국에서 투자하는 영화 2편과 웹드라마도 제작 무산을 통보받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최근 중국 스마트폰 비보(vivo)의 모델이 송중기에서 펑위옌으로 교체됐고, 한국 인기 예능 프로그램을 따라했던 프로그램이나 한국 연예인들도 사라지고 있다.
정부의 한반도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결정 이후 중국의 보복 조치가 본격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중국의 '한한령(限韓令)' 탓 한국 연예계가 울상이다.
중국 정부는 부인하고 있으나 업계에서는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중국에서 큰 인기를 얻었던 한국 드라마계는 직격탄을 맞았다. 현재 방영 중인 ‘푸른 바다의 전설’이 광전총국 심의에서 탈락했다는 기사도 보도됐다. 배우 이영애가 12년 만에 복귀해 큰 관심을 받은 한중 합작 기획 드라마 '사임당'은 1년여 동안의 제작을 마무리하고 SBS와 중국 후난위성TV에서 지난 10월 동시 방영을 기다리고 있었으나 연기됐다.
내년 1월 중국 등에 동시 방영될 예정이나 불확실한 상황이 됐다. 이영애는 드라마 '대장금'으로 중국에서도 인기를 얻었던 배우이기에 '사임당'의 방영 여부가 어떻게 결정될지 관심이 쏠리는 부분이다.
중국과 활발히 합작을 진행하던 영화계도 문제는 이어지고 있다. 중화권 스타 진백림이 한국의 하지원, 천정명과 출연한 영화 '목숨 건 연애'는 개봉이 줄곧 미뤄졌다. 한중 동시 개봉을 추진했으나 미뤄져 결국에는 12월15일 한국에서만 개봉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김기덕 감독이 중국으로부터 투자를 받아 준비하기로 했던 420억원짜리 합작영화 '무신'의 제작은 보류됐다. 중국의 돈이 들어간 합작 영화들 몇 편도 현재 진행이 제대로 수월하게 되는 작품이 거의 없다. 중국에 판권이 팔린 영화 '부산행'은 개봉이 예정돼 있지 않는 등 영화계도 타격이 이어지고 있다. '터널', '럭키' 등의 판권이 중국에 팔렸지만 2015년 9월 '암살' 이후 한국영화 개봉 실적은 전무한 상황이다.
"아직 중국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이 아니니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잇따른 제재 규정이 호락호락한 상황은 아니다. 한 관계자는 "공식 문서를 받은 건 아니라지만 제재가 인터넷 동영상사이트까지 확대됐다고 들었다"며 "이동하면서 모바일을 많이 봤던 이
‘한한령’ 소식을 기점으로 엔터 업계 관련 주가는 6~7% 폭락했다. CJ E&M은 사드 배치 보복 조치로 중국이 추가적인 한류 콘텐츠 수입을 제재한다는 소식에 이번주 들어 8.2%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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