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사랑이 있어야 하나?'라는 의문이 드는 나이지만, 사랑은 살아가는데 꼭 필요하다. 조건이나 계산보다는 느낌이나 심장의 박동으로 느끼는 게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사랑을 잃은 사람들에게 사랑이라는 감정을 다시 느끼게 해주고 싶은 마음으로 연출하고 있다."
윤창범 PD가 24일 서울 강남 논현동 한 호텔에서 열린 KBS2 새 일일드라마 '다시, 첫사랑'(극본 박필주, 연출 윤창범, 28일 저녁 7시 50분 첫 방송) 제작발표회에서 이같이 연출 의도를 밝혔다.
'다시, 첫사랑'은 8년 만에 재회한 첫사랑 도윤(김승수)과 하진(명세빈)을 중심으로 사랑하고 화해하고 용서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두 사람처럼 과거 연인이었던 민희(왕빛나)와 정우(박정철) 역시 함께 얽히고 설키며 네 남녀의 사랑과 우정, 피할 수 없는 운명이 시작된다. 무엇보다 하진과 민희의 관계가 원한으로 이어져있어 두 여자의 팽팽한 갈등에도 관심이 쏠린다.
오랜만에 KBS 드라마로 돌아오는 명세빈은 "'순수' '종이학' 등이 잘 됐는데 돌아오게 돼 기쁘다"며 "이번에도 사랑을 받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명세빈은 또 본인의 실제 첫사랑 경험에 대해 "그동안 '첫사랑이 누구냐'는 질문을 많이 받은 것 같다"며 "그게 사랑이라는 감정인지, 좋아하는 감정인지 많이 생각해 봤다. 내 기억은 그 첫사랑을 통해 성숙되는 게 무엇인가 하는 것이었다. 아무것도 몰랐던 어린 아이였던 내가 첫사랑을 통해 세상을 배우고 사람이 어떤지, 사회가 어떤지, 남녀 관계가 어떤 지를 배우고 성장했던 기억으로 남아 있다"고 전했다.
이어 '원조 첫사랑'이라는 수식어와 관련해서는 "그 수식어를 뛰어 넘어야겠다는 생각은 안 한다"며 "첫사랑 이미지에서 현실적인, 당당한 여자로 거듭나겠다"고 덧붙였다.
김승수는 "내 첫사랑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하지만 내 목숨을 바칠 수 있겠다는 생각도 했던 사람"이라며 "겨울에 첫사랑을 했는데 그래서인지 겨울이 되면 마음이 술렁거린다. 겨울이지만 뜨거운 겨울이었다. 그 기억을 바탕으로 촬영도 잘하고 있다"고 몰입했다.
또다시 악역을 맡게 된 왕빛나는 "그동안 악역 연기를 많이 해 '나도 세빈 언니 같은 역할을 잘 할 수 있는데'라는 욕심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더라. 나를 믿고 봐주는 분들이 있는 게 감사하다"며 "'나 또 악역이야?'보다 '나를 또 믿고 맡겨준다'는 게 감사함이 크더라. 나만의 개성넘치는 강하고, 때로는 예쁘고 때로는 미워죽겠는 캐릭터를 만들 것이
박정철은 "2년 전 악역을 한 뒤 비슷한 캐릭터 제의만 들어왔는데 그 이미지를 이어가고 싶진 않았다"며 "이후 공연과 예능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오랜만에 돌아왔는데 열심히 할 것"이라고 전했다.
jeigun@mk.co.kr/사진 유용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