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에 가까운 시국 탓에, 시사회 이후 ‘판도라’ 속 청와대 이야기가 그 어떤 부분보다 부각되고 있다. 국가 안전을 위협하는 원전 등의 재난 위협을 강조하고자 위급 시에 안일하게 대처하고 있는 정부의 행태를 필연적으로 담아냈다. 하지만 결국 본질은 ‘대충 넘기지 말고 미리 대책을 세우고, 철저히 대비하자는 것’이다.”
박정우 감독은 개봉을 앞두고 이 같이 말하며 “이번 영화를 통해 원자력 발전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현 시국과 맞물려, 재난 영화가 아닌 오로지 현실 고발 영화로 낙인 찍혀 당황스럽다는 그는 “다가올 대선에, ‘국가 안전’ 문제를 걱정하며 공약으로 내거는 누군가가 한 명이라도 나왔으면 좋겠다. 그만큼 ‘원전’ 등의 거대 재난 상황에 관심을 갖고 실질적인 대비책 마련에 힘쓰는 분위기가 형성됐으면 좋겠다”며 거듭 강조했다. 감독이 직접 전하는, 원전 재난 블록버스터 ‘판도라’에 편집된 명장면들을 소개한다.
열정, 그리고 국민을 향한 애정도 있지만 정권 실세인 총리(이경영)에 밀려 무능함 속에서 고뇌에 빠진 대통령(김명민). 그가 해외 순방을 다녀온 사이에 총리는 국회 주요 인사들을 본인의 세력으로 포섭하고 대통령을 따돌린다. 급기야 대통령이 없는 사이, 자신의 야욕이 곁들어진 법안을 통과시킨다. 자리에 돌아온 대통령은 이 소식을 듣고 몹시 황당해 하며 “대체 이 나라는 누가 끌고 가는 것인가!”라며 탄식한다. 해당 장면과 대사는 아쉽게도 편집돼 완성된 영화에서는 볼 수 없게 됐다.
원전 폭발 사고로 위기에 빠진 국민들. 정부는 비상시를 위한 어떤 대책도 마련하지 못한 상태. 원전 주변 주민들이 위험에 빠진 가운데 절망에 빠진 대통령은 비상대책위원회와 함께 하지 않고 자신의 관저에 혼자 머물고 있다. 대통령에게 심각한 현 상태를 보고하고 결단을 촉구하려는 찰나, 실세 총리는 대통령을 무시한 채 자신이 모든 걸 대신 지휘하려고 한다. 그러면서 “대통령은 지금 판단 능력을 상실하셨다!”며 무시해버린다.
우려했던 모든 일은 벌어졌고, 나라는 위험에 빠진 국민을 위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후반부 원전 기술팀이 목숨을 걸고 복구 작업에 들어가기 전, 대통령이 이들을 격려하고 사죄하기 위해 현장을 찾아온다. 대통령은 복구팀 전원에게 일일이 악수를 하며 고개 숙여 사죄한다.
하지만 주인공 재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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