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손진아 기자] 김영광에게 ‘모델 출신 배우’는 늘 그를 따라다니던 꼬리표였다. 그러나 이제는 그 꼬리표를 뗄 시점을 만났다. KBS ‘우리집에 사는 남자’(이하 ‘우사남’)을 통해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생동감 있는 캐릭터를 만들어 김영광은 한층 성장한 모습으로 당당히 ‘배우 김영광’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최근 종영한 ‘우사남’에서 김영광은 홍만두 가게의 사장이자 홍나리(수애 분)의 연하 새 아빠 고난길 역을 맡아 아빠와 남자를 오가는 능청스러운 연기로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특히 무심과 장난기 가득한 모습을 넘나들며 다채로운 매력을 뽐낸 그는 자연스럽게 극에 녹아들면서 몰입을 높였다.
↑ 사진=옥영화 기자 |
“드라마가 끝나고 나니 기분이 좋다. 이번이 지상파 첫 주연이었다. 이렇게 스케줄이 많았던 적이 거의 없었는데 빡빡한 스케줄을 소화하고 나니 ‘주인공이 이렇게 힘든 거구나’ 싶더라. 아쉽기도 하지만 후련한 면도 있는 것 같고. ‘우사남’ 자체가 기분 좋은 드라마였기 때문에 그 기분 좋은 게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
‘우사남’은 김영광에게 지상파 첫 주연작이다. 그만큼 잘해야 한다는 점과 주연이라는 무게에서 부담감을 느꼈다. 그러나 그는 첫 촬영날 이 같은 부담을 훌훌 털어냈다. 극 초반부터 후반까지 내내 호흡을 맞춘 배우 수애가 잘 챙겨주었기 때문. 수애의 배려로 김영광은 첫 촬영부터 중압감을 느끼기보다 즐거운 마음으로 연기에 집중할 수 있었다.
“수애와 첫날부터 호흡이 잘 맞았다. 수애도 ‘너랑 하니까 호흡이 잘 맞는 것 같아’라고 하더라. 그런 얘기를 듣고 하니 기분도 좋고 서로 더 잘 받아쳐주게 됐다. 보통 드라마는 후반으로 갈수록 대본이 늦게 나오지 않나. 우리는 대본을 전날이나 1식나 전에 받아도 리허설을 좀만 맞춰보면 알게 모르게 호흡이 척척 맞았다. 특별히 NG가 나거나 감정 때문에 시간을 더 끌어야 할 일이 없었다. 되게 편안했고, 너무 잘 맞아서 좋았다.”
↑ 사진=옥영화 기자 |
김영광은 수애와의 호흡에 대해 이야기하는 내내 엄지를 치켜세우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나 두 사람의 찰떡 호흡 속에서도 유독 NG가 많이 난 장면이 있었다. 이는 바로 키스신. 그는 당시를 회상하며 쑥스러운 웃음을 연신 지어냈다.
“처음 키스신을 찍을 땐 약하게 찍었다. 내용상 키스를 할 타이밍인가 라는 생각도 들었고, 고난길 캐릭터로 보면 (키스신이) 괜찮다고 생각했지만 홍나리 캐릭터로 봤을 땐 그전부터 상대방을 생각한 게 아닌데, 오래되지 않았는데 키스를 할까 싶었다. 초반엔 NG가 많이 났는데 조금씩 나아지면서 후반으로 갈수록 NG는 없었다.(웃음)”
‘우사남’의 연하 새 아빠와의 로맨스라는 독특한 설정은 초반 관심을 끄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회를 거듭할수록 달달한 로맨스보다는 긴 위기를 이어나갔고, 점점 진부해진 이야기와 답답함을 호소하게 만드는 고구마 전개가 3%대의 저조한 시청률을 유지하게 만들었다. 먹구름이 가득한 상황에서도 수애와 김영광의 케미스트리는 빛났다. 그래서 흥행이 더욱 아쉽다.
“시청률? 당연 아쉽다. 그런데 시청률은 어떻게 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지 않나. 다만 좀 좋은 건 드라마가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고 끝나서 끝나고 나서는 기분이 좋았다. 일단 저는 좋은 작품을 즐겁게 한 것에 대해서 만족하고 있다.”
↑ 사진=옥영화 기자 |
수애와 함께 독특한 부녀 케미를 만들어냈던 김영광은 그를 통해서 연기적인 면으로도 자극 받은 부분이 많았다. 특히 차가운 캐릭터를 연기하거나 로코 연기만 잘하는 줄 알았던 수애에게서 코믹 연기도 완벽하게 소화된다는 점이 그를 놀라게 한 부분이다.
“로코를 하면서 소리를 지르고 망가지는 연기를 잘 안할 줄 알았다. 그런데 코믹한 부분을 할 때는 확실하게 바뀌어서 연기하더라. 처음 보는 모습이라 놀랐다.”
김영광은 배우로서의 입지를 더 단단히 다질 수 있는 한 해를 보냈다. ‘고호의 별이 빛나는 밤에’로 호평을 받는데 이어 ‘우리 집에 사는 남자’를 통해 신흥 ‘로코 강자’로 떠오른 것. 그동안 따라다녔던 ‘모델 겸 배우’라는 꼬리표도 어느 정도 뗄 수 있는 부분으로 작용했고, 대중의 호평과 기대 역시 김영광에게 좋은 에너지로 다가왔다.
“군대를 다녀오고 나서부터 좀 더 연기에 성실하게 임했던 것 같다. 지금도 더 좋고, 나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16년은 나름 괜찮았던 것 같다. 초에는 아무것도 안했었다. 반년 정도를 쉬었고, 중후반에는 ‘고호’와 ‘우사남’을 했다. 시청자들의 평가와 좋은 얘기를 많이 해주셔서 힘을 얻었다. 내년에도 그게 쭉 이어졌으면 좋겠다. 연기에도 자신감을 많이 얻었다. ‘내가 생각한대로 해도 되는 건가, 내가 이렇게 준비한 대로, 원하는 대로 해도 되는 건가’였다면 이제는 ‘아 조금 더 가도 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내년에도 더 열심히 하려고 한다.“
↑ 사진=옥영화 기자 |
손진아 기자 jinaaa@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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