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유어셀프'라는 특별한 메시지로 지구촌을 통일한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스피크유어셀프'라는 답을 내놓으며 1년 2개월 대장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3시간 여 잠실벌을 달군 이날 공연은 이 일곱명의 청춘이 보여주고 있는 거침없는 여정이 아직 절정에 이르지 않았음을 보여준, 또 다른 새로운 시작을 암시한 특별한 현장이었다.
방탄소년단은 29일 오후 6시 30분 서울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러브 유어셀프 : 스피크 유어셀프 [더 파이널](LOVE YOURSELF: SPEAK YOURSELF [THE FINAL])' 공연을 개최했다.
이번 공연은 방탄소년단이 지난해 8월부터 미국, 캐나다,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독일, 일본, 대만, 싱가포르, 홍콩, 태국, 사우디아라비아 등 전 세계에서 개최한 '러브 유어셀프' 투어의 마지막 공연. 지난 26, 27일에 이어진 3일째 공연으로 이날까지 총 13만 명의 팬들이 콘서트를 즐겼다.
잠실벌은 국적과 인종, 성별과 세대를 초월한 '아미(ARMY)'들로 공연 서너 시간 전부터 들썩였다. 설렘 가득한 표정의 팬들은 아미밤을 들고 기념 사진을 찍는가 하면 삼삼오오 모여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며 들뜬 기색을 보였다.
스타디움 투어의 대미인 만큼, 방탄소년단은 그 규모에 걸맞게 고대 그리스 신전 속 거대한 범을 형상화한 볼룬형 조형 사이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으로 등장했다. 블랙앤 그레이톤 수트 차림으로 무대에 선 이들은 '디오니소스'와 '낫투데이'로 강렬하게 포문을 열었다.
오프닝 무대를 마친 이들은 "서울에서 시작한 투어가 다시 서울에서 끝나는 것 아닌가. 이런 게 바로 수미쌍관 아닌가. 처음과 끝이 같다는 의미다. 저희가 처음과 끝을 여러분과 함께 하게 돼 더욱 아름다운 마무리가 될 것 같다"(뷔)고 말했다. 이들은 "여러 도시에서 공연할 수 있었던 건 우리를 믿고 지지해주신 여러분 덕분"(RM)이라며 "남은 에너지 모두 쏟고 가겠다"(뷔), "남김 없이 불태우고 가겠다"(슈가) "마지막이라 너무 아쉬운데 더 재미있게 놀아보자"(지민) 등의 멘트로 환호를 받았다.
방탄소년단의 퍼포먼스 하나하나에 아미밤은 무지개빛으로 번쩍였고, 팬들은 전 곡을 떼창으로 완성, 작정하고 무대에 선 방탄소년단 이상의 화력을 보였다. 공연 열기는 시종일관 뜨거웠다. 현장을 가득 메운 아미들이 공연을 즐기는 모습은 마치 'BTS 페스티벌'을 보는 듯 했다.
멤버들의 솔로 무대는 공연을 더욱 풍성하게 빛냈다. 제이홉은 붉은 수트를 입고 수십 명의 댄서들과 흥 넘치는 '저스트 댄스' 무대를 선보이며 축제의 장을 제대로 펼쳐냈고, 곧바로 배턴을 이어받은 정국은 '유포리아' 무대를 통해 순백의 의상을 입고 공중에 날아오르며 공연장 곳곳을 누벼 마치 꿈 속인 듯 희망찬 분위기를 연출했다.
지민은 '세렌디피티' 무대를 통해 우주 속 빛나는 별처럼 반짝이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부드러우면서도 역동적인 춤선으로 '무대장인'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팬들의 '사랑해' 연호에 "저도 사랑합니다"라며 머리 위로 하트를 그려보이기도.
RM은 '러브' 무대를 통해 드넓은 무대를 홀로 강렬한 래핑과 자유분방한 퍼포먼스로 가득 채웠다. 무대 위엔 RM 홀로였지만 홀로그램 효과 통해 사랑을 상징하는 하트도 내내 함께였다. RM은 "내가 드릴 수 있는"이라며 '따랑햇'이라고 써 보이고 팬들에게 손하트를 선물했다.
7인 7색 분위기의 솔로 무대는 무려 62회 투어를 거치며 성장한 이들의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전 세계 팬들 앞에서 받은 에너지를 다 모은 듯, 공연 회차를 거듭하며 솔로 퍼포먼스 완성도 또한 높아졌다.
이날 공연은 다채로운 효과가 가미된 연출로 지난해 8월 첫 선보인 '러브 유어셀프' 때에 비해 한단계 업그레이드 된 모습을 보였다. 전 세계 유수의 스타디움을 화려하게 수놓았던 공연을 그대로 국내로 가져온 만큼 스케일은 물론, 각종 효과로도 압도적이고 세련된 공연이었다.
압도적인 물량 투입은 높은 퀄리티로 공연을 풍성하게 했다. 세계적인 공연 기획사인 라이브 네이션 글로벌과 손잡은 만큼 1년 전 공연보다도 퀄리티 면에서 한층 높은 수준을 자랑했다. 콘서트서 선보인 세트리스트 역시 K팝 특유의 분위기보다 전 세계인을 사로잡을 만한 대표곡들로 채우면서 그 자체로 하나의 팝 축제를 보는 듯 했다.
무엇보다 마지막 곡 '소우주'를 배경으로 펼쳐진 국내 단독 공연 최초의 '드론 라이트 쇼'는 말 그대로 장관이었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 하이라이트를 장식했던 쇼가 방탄소년단의 공연장으로 와 공연의 혁명을 일궈낸 것. 보랏빛을 띈 300여 개의 드론이 대우주부터 시작해 태양계를 이루고 있는 행성들을 지나 방탄소년단과 아미가 함께 있는 소우주인 공연장 상공에 도착하는 모습을 형상화 한 것. 쇼의 마지막은 방탄소년단과 아미의 심볼로 변화되며 공연장의 밤하늘을 화려하게 수놓았다.
무대에서는 강렬한 눈빛과 화려한 퍼포먼스로 현장을 집어삼켰지만 중간중간 토크 타임에는 멈출 수 없는 재간으로 팬들과 즐겁게 호흡한 방탄소년단이었다. 공연 대부분은 무대와 브릿지 영상으로 채워졌지만 중간중간 토크 타임을 짧고 굵게 활용하며 잔재미를 더했다. '글로벌 슈퍼스타'라는 위상이 무색할 정도의 깨방정은 데뷔 초와 변함 없는 '(방)탄이들'임을 입증했다. 앙코르 무대로 펼쳐진 '앙팡맨'에서는 알록달록한 미끄럼틀 을 타고 내려와 자유분방하고 개구진 모습을 보이기도. 또 '메이크 미 라이트' 무대를 마친 뒤엔 '방탄이란 은하수에 아미라는 별들을 심다'는 메시지가 담긴 플랜카드를 들고 아미를 감동시켰다.
뷔는 "매번 우리가 여러분들께 엄청난 선물만 받았다. 그래서 이번엔 방탄이란 은하수에 아미란 별들을 심다고 적어봤다"고 말했다. RM은 "여러분이 주신 메시지와 잘 어울리는 것 같다"며 "역시 우리는 데스티니(운명) 아니겠습니까"라고 말해 환호를 받았다.
팬들과 셀카를 찍고 4만 3천 아미들과 파도타기를 즐긴 이들은 투어를 마치는 진솔한 소감을 전하며 눈물을 보였다. 뷔는 "이 투어가 마지막인데, 마지막이라고 생각해주시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어차피 또 할 건데, 이렇게 큰 공연장 또 빌려서 아미들 모시고 또 할건데"라며 "그 때도 와주실거죠?"라고 물었다.
제이홉은 "이 투어를 돌면서 많은 걸 배운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속 시원하게 마침표를 찍을 수 있는 것 같다"며 미소를 보였다. 진은 "솔로곡을 부르는 게 마지막이라 생각하니 좋기도 하고 섭섭하기도 하고 복잡한 감정이 들었다"고 울컥해하며 "앨범 열심히 준비해서 다시 또 좋은 콘서트로 돌아오겠다"고 말했다.
지민은 "춤을 출 때면 마치 다른 세계에 온 듯 행복한데 여러분과 하는 이 시간도 비슷한 것 같다. 다른 세상에 온 것 같은 생각에 너무 행복했다. 우리에게 또 다른 세상을 만들어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슈가는 "파이널 콘서트이긴 하지만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고, 만남이 있으면 이별이 있는 것처럼, 파이널 콘서트 마지막이지만 또 다른 시작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다음 만남을 기약했다.
정국은 "다음 앨범과 콘서트에서 더 발전시켜서, 여러분께 또 새로운 에너지로 보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활기차게 말한 반면, RM은 긴 멘트를 남기며 감정이 복받쳐 올라 눈물을 흘렸다. 그는 "러브유어셀프 투어를 끝낸 지금 '너를 사랑하느냐' 묻는다면 아직 잘 모르겠다. 하지만 왠지 그럴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며 "'러브마이셀프:스페크마이셀프'는 여기서 이렇게 끝나지만 우리가 각자를 사랑하는 여정은 끝나지 않으니까, 우리 앞으로도 같이 손 잡고 우리 스스로를 사랑하며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RM은 이어 "이 많은 시간, 이 많은 일들 뒤에 저는 김남준이 김남준일 수 있었으면 좋겠고, 방탄이 방탄일 수 있었으면 좋겠고, 여러분 한 분 한 분이 누군가가 그 자신들이 아미의 이름 아래 여러분이 여러분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분 덕분에 저는 여기까지 살아올 수 있었다. 앞으로도 우리의 단 한 마디, 가사 단 한 줄이라도 여러분이 여러분을 사랑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하겠다) 우리가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돌아오더라도 같이 즐겨주셨으면 좋겠다"며 말했다.
◆세계 공연사 족적 남긴 '팝스타' BTS
방탄소년단은 이미 'K팝 스타'의 위상을 넘어선 지 오래다. 그리고 이번 스타디움 투어를 통해 세계 공연사에 의미 있는 족적을 남김으로써 팝스타로서의 위상 또한 한 계단 상승했다.
방탄소년단은 지난해 8월부터 시작한 '러브 유어셀프' 투어와 그 연장선인 '러브 유어셀프:스피크 유어셀프' 투어를 통해 한국, 미국, 캐나다, 영국, 네덜란드, 독일, 프랑스, 일본, 대만, 싱가포르, 홍콩, 태국, 브라질, 사우디아라비아 등 전 세계 23개 도시, 62회 공연으로 206만 여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투어 아티스트로 인정받았다. 북남미와 유럽, 아시아 등 콘서트를 진행한 모든 지역에서 스타디움 투어를 개최한 최초의 한국 가수인 동시에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해외 가수 최초로 단독 스타디움 공연을 펼쳤다.
특히 '스피크 유어셀프' 스타디움 투어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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