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 싶다’의 음원 사재기 실체 폭로에 후폭풍이 거세다.
지난 4일 방송된 SBS 시사교양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는 ‘조작된 세계 음원 사재기인가? 바이럴 마케팅인가?’라는 주제로 최근 가요계에 불어 닥친 음원 사재기 논란을 집중 조명했다.
최근 몇 년간 가요계에는 음원 사재기가 의심되는 사례들이 존재했지만, 그 실체를 밝히지 못해 ‘의혹’으로 남았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그룹 블락비 멤버 박경이 자신의 SNS에 “바이브처럼 송하예처럼 임재현처럼 전상근처럼 장덕철처럼 황인욱처럼 사재기 좀 하고 싶다”라는 글을 게재해 다시 한 번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에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음원 사재기 제의를 받아봤다는 가수들, 기획사와 홍보업체를 연결해주는 홍보대행업체 관계자, 자신의 아이디와 아이피를 도용당했다는 피해자 등과의 인터뷰를 통해 음원 사재기 의혹의 진실을 파헤쳤다.
타이거JK는 “사재기가 있다고 생각한다. 제안은 오래 전부터 받아왔기 때문에 놀라운 일은 아니다”라며 “저희가 들은 제안은 충격적이었다. 그 때 가격이 1억 정도 됐었다”라고 폭로했다. 또 말보는 “(음원 사재기를 제안한 곳에서) ’업체가 3개 정도 있는데 걸릴 일이 없다. 우린 밑바닥을 다 깔아놓고 정정당당하게 진입하는 걸로 보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하더라”라고 음원 사재기 제안을 받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홍보대행업체에서 일했었다는 관계자는 음원 사재기 업체에서 어떤 방식으로 차트를 조작하는지 밝히기도 했다. 그는 “페이스북 마케팅으로 포장해 놓고 실제로는 컴퓨터 한대에 유심칩을 꽂아 매크로 프로그램을 돌린다. 공장에서 평균적으로 음원 아이디를 몇 만개씩 가지고 있더라. 도용, 생성한 아이디로 차트를 조작한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자신이 구매하지 않은 곡의 구매 내역이 자신의 메일로 잔뜩 와있었다는 명의도용 피해자도 존재했다.
박경이 음원 사재기 의혹을 언급한 가수 측은 사재기 의혹이 사실이 아니며, 억울하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바이브 측 관계자는 “본인이 거론을 했으면 가지고 나와라. 증거자료 근거. 무슨 근거로 한 회사의 아티스트들을 이렇게 힘들게 만들었는지에 대해서 분명히 책임을 져야한다고 생각한다”라고 음원 사재기 의혹을 받고 있는 것에 대해 불쾌감을 토로했다.
또 송하예 측 관계자는 “진짜 어떤 미친 XX 하나가 올린 것 때문에 이런 파장이 일어난 건데 내 음원을 팔면 수십억 받는다. 그런데 굳이 (음원차트 조작을) 할 이유가 1도 없다”라고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방송 후 아이유, 현아, 솔비, 선미 등이 ‘그것이 알고 싶다’ 시청을 인증하며 “그래도 하지 맙시다”, “더 이상 음원플랫폼의 불공정한 실시간 차트로 인한 아티스트들의 부당한 경쟁은 사라져야 한다” 등 음원 사재기 근절에 동의하는 입장을 밝혔다.
방송에 언급된 가수들의 반박도 이어졌다. 바이브가 속한 메이저나인은 5일 입장문을 내고 ‘그것이 알고 싶다’ 팀의 요청에 따라 6시간 30분에 걸친 인터뷰를 진행하고 의혹들에 대해 해명했으나, 자신들의 해명은 전파를 타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방송 내용은 마치 저희가 진행했던 마케팅이 음원 사재기 의혹을 피하기 위한 겉치레일 뿐이며, 실제로는 사재기 업자를 통해 음원 사재기를 진행했다는 식의 오해를 불러올 수 있게 편집됐다”면서
닐로, 장덕철 등이 소속된 리메즈 엔터테인먼트 역시 “카더라 제보와 여러 조작 정황 자료 화면이 저희와 관련 있는 듯한 뉘앙스로 방송됐는데 왜 저희를 사재기 집단으로 여론몰이 하는지 궁금하다. 연관성이 없다면 강력하게 정정 보도를 요청한다”라고 요구했다.
trdk0114@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