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한국 영화 최초로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에 올랐다. 감독상과 작품상을 비롯해 외국어 영화상, 미술상, 편집상, 각본상 등 무려 6개 부문 후보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는 지난 13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오스카 최종 후보를 발표했다. 작품상과 감독상, 각본상, 남녀 주조연상을 포함해 총 24개 부문 후보가 베일을 벗은 가운데 ‘기생충’은 국제영화상, 작품상, 감독상, 편집상, 프로덕션 디자인, 각본상 등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며 그야 말로 미친 존재감을 뽐냈다. 한국 영화 사상 최초의 아카데미 진출이자 기대를 뛰어 넘은 진기록이다.
영화는 앞서 아카데미 전초전이라 불리는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한국 최초로 외국어영화상을 품에 안았다. 여기에 북미방송영화비평가협회(BFCA)가 주관하는 비중 있는 비평 부문 시상식인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즈에서도 감독상과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해 오스카 진출에 청신호를 밝혔다.
이로써 ‘기생충’은 무려 50개에 달하는 트로피를 해외에서 받게 됐다. 칸영화제를 포함해 전 세계 53개 영화제(국내 영화제 제외)에 초청된 가운데 15개 영화제에서 수상 소식을 전했다.
제66회 시드니 영화제에서 최고상을 받은 데 이어 제72회 로카르노 영화제에서는 송강호가 아시아 배우 최초로 ’엑설런스 어워드’의 영예를 안았으며 제15회 판타스틱 페스트(관객상), 제38회 밴쿠버 영화제(관객상), 제43회 상파울루 국제영화제(관객상)에서도 수상의 쾌거를 이뤘다.
해외 영화제 외에도 총 30여개 시상식에서 주요 부문을 수상했다. 전미 비평가위원회(외국어 영화상), 뉴욕 비평가협회(외국어 영화상), LA 비평가협회(작품상·감독상·남우조연상 송강호), 필라델피아 비평가협회(외국어 영화상), 워싱턴DC 비평가협회(작품상·감독상·외국어 영화상), 시카고 비평가협회(작품상·감독상· 각본상·외국어 영화상) 등에서 상을 품었다. 전미비평가협회에서도 최고 영예인 작품상을, 봉준호 감독과 한진원 작가는 이 협회가 주는 각본상도 받아 2관왕을 차지했다. 호주 아카데미 시상식(AACTA)에서도 최고 영예인 작품상 트로피를 받는 등 기록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남은 건 피날레인 ‘아카데미 시상식’. 과연 ’기생충’은 6개 부문 가운데 어떤 상을 품에 안을지 기대가 치솟고 있다. 한편, 세월호 참사를 다룬 한국 단편 다큐멘터리 ‘부재의 기억’도 ‘기생충’과 함께 아카데미 본선 후보에 올랐다. 영화는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당시 현장의
‘제92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은 미국 시각으로 내달 9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비버리 힐스 힐튼 호텔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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