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금 홍상수(60) 감독의 이름이 호명됐고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독특한 색깔의 ‘홍상수 월드’에 세계 영화인들이 다시 한 번 마음을 사로 잡힌 것 꾸밈없고도 생생하며 소박하고도 도발적인, 일상적이지만 특별한 그의 작품은 연인 김민희와의 불륜과는 별개로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
홍상수 감독의 24번째 장편영화이자 연인이자 뮤즈 김민희와 함께 한 7번째 영화 '도망친 여자'(The woman who ran)가 베를린영화제에서 은곰상인 감독상의 영예를 안았다.
베를린영화제 측은 “‘도망친 여자’는 주인공과 친구들의 만남을 미니멀리즘적으로 묘사해 표면적으로는 많은 부분이 드러나지 않지만 사실은 무한한 수의 세계를 암시한다”고 평했다.
집행위원장인 카를로 샤트리안은 “홍 감독의 영화는 우리가 어떻게 소통하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존재한다는 것과 살아간다는 것에 이야기하는 인간 조건에 관한 작품”이라며 “매력적이며 신비한 보석 같은 영화다. 다시 한 번 무한 종류의 세계들이 가능함을 보여줬다”며 뜨거운 애정을 드러냈다. 그 외 수많은 영화인들도 그의 작품에 한껏 매료돼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번 베를린영화제 은곰상 감독상이 지니는 의미는 상당하다. 해외 유수 영화제에서 꾸준히 러브콜을 받아 온 홍 감독이 세계 3대 영화제로 꼽히는 칸과 베를린, 베니스영화제를 통틀어 자신의 작품과 관련해 수상 영예를 안은 건 네 번째. 1998년 ‘강원도의 힘’이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 특별언급상을, 2010년에는 ‘하하하’가 이 부문 대상을 탔다.
한편, 영화는 결혼 후 한 번도 떨어져 지낸 적 없었던 남편이 출장을 간 사이, 두 번의 약속된 만남, 한 번의 우연한 만남을 통해 과거 세 명의 친구들과
홍 감독이 '강변호텔' 이후 고심 끝에 선보인 작품으로 주인공 김민희 이 외에 송선미, 서영화, 김새벽, 이은미, 권해요, 신석호 등 전작들에서 호흡을 맞췄던 배우들이 함께 한다. 관람 등급은 청소년 관람불가(청불) 등급을 받았고 러닝타임은 77분이다. 올 봄 국내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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