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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바이, 마마’ 공감 사진=tvN |
tvN 토일드라마 ‘하이바이, 마마’(이하 ‘하바마’)는 사고로 가족의 곁을 떠나게 된 차유리(김태희 분)가 사별의 아픔을 딛고 새 인생을 시작한 남편 조강화(이규형 분)와 딸아이 앞에 다시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고스트 엄마의 49일 리얼 환생 스토리를 담은 드라마다.
김태희는 5년 만의 복귀작으로 ‘하바마’를 선택했다. 많은 공감을 느끼고 좋은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던 그는 이 작품에서 한결 자연스럽고 몰입도 높은 연기로 시청자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그는 딸을 한 번도 안지 못하고 죽은 엄마의 모습을 마냥 안쓰럽고 슬프게만 그리지 않고, 유쾌하게 표현했다. 딸의 주위를 맴돌며 주체못하고 넘치는 애정을 어필하는가 하면, 옆에서 호들갑을 떨기도 했다. 아이에게 잔소리를 하는 남편 조강화에게는 들리지 않지만 투정을 부리고 화를 내는 등 코믹하면서도, 적절한 표정과 감정 연기를 통해 그 마음을 이해가 가게 표현했다. 딸 서우(서우진 분)가 귀신을 보게 된 가운데 원인이 본인임을 알자 오열하며 신을 원망하는 모습에서는 그의 분노와 응축됐던 한이 담긴 감정연기가 폭발하기까지 했다. 딸이자 언니를 잃은 가족들의 주위를 맴돌며 걱정하고, 자신으로 인해 눈물 흘리는 모습을 보고 나서는 속상한 마음과 울적함을 진솔하게 그려내 새로운 공감 캐릭터를 구축하고 있다.
극중 조강화 역을 맡은 이규형의 탄탄한 연기력도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 이규형은 능청스러운 모습과 상처를 품고 사는 숨겨진 아픔을 가진 조강화를 상황에 따라 휙휙 바뀌는 표정과 내면 속에서 차오르는 감정을 드러낼 듯 말 듯한 모습을 통해 적절하게 표현해냈다. 친구와 있을 때 한없이 풀어지며 바보같이 너스레를 떨기도, 죽은 차유리를 떠올리며 아련함에 빠지기도, 수술실에서 트라우마에 빠진 외과의사로서 자괴감에 빠진 모습까지도 그는 자연스러운 연기력을 통해 캐릭터의 사연을 있는 그대로 전달했다. 이를 본 시청자들까지 극에 빠져들 정도로 완벽히 조강화의 감춰진 내면의 비밀들이 잘 드러나게끔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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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바이, 마마’ 김태희 이규형 고보결 사진=tvN |
김태희와 이규형의 조합은 처음에 ‘어울릴까?’라는 우려도 많았으나 ‘하바마’의 첫 방송과 함께 이 같은 편견은 단 번에 깨지게 됐다. 풋풋한 연애를 하며 오랜 연인으로 변해가는 과정 속 달달함과 대화를 자연스레 주고받는 부분에서 김태희와 이규형은 유쾌하면서도 여느 부부와 다름없는 편안한 모습을 보여줬다. 비주얼적인 면으로도 의외의 묘한 케미를 냈고, 부부의 모습을 표현하는 과정에서는 능청스럽고 유쾌한 모습으로 찐부부같은 케미도 보여줬다. 스토리가 점점 하나둘 풀어지는 과정 속 두 사람의 조합에 대한 기대감은 점점 높아졌다.
‘하바마’의 스토리도 극의 활력을 불러일으켰다. 엄마라는 사람의 감정, 가족 간의 그리움, 귀신들의 환생을 하지 않는 사연이라는 여러 스토리가 복합적으로 융화돼 자연스레 그려졌다. 차유리가 신을 거역하며 이승에서 사람이 돼 환생 시험을 받게 되는 스토리는 신선하게 다가왔다. 이후 자신의 자리를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가족들에게 가까이 다가가지 못하는 안타까움과 함께 지낸 귀신들과 엮이며 보여주는 코믹함과 훈훈함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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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바이, 마마’ 에필로그 사진=tvN 토일드라마 ‘하이바이, 마마’ 캡처 |
공감 스토리를 그려내고 있는 유제원 감독은 ‘하바마’를 맡기 전 tvN 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이하 ‘오나귀’)을 연출했다. 두 작품은 귀신이라는 소재를 다뤘으나 차이점이 존재했다. ‘오나귀’에서는 악귀가 중심이 돼 귀신이 다소 무서운 존재였다면 ‘하바마’에서는 귀신들이 친근하고 인간 같은 모습으로 또 다른 세계를 살아가며 어떤 사연을 가졌을지 궁금하게 만드는 존재로 그렸다. 이 같은 부분은 주어진 인생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삶을 한번 돌아보게 만드는 시간을 줬고, 다른 세계에 대한 궁금증, 그리움을 가진 이들에게는 위로의 존재가 될 수 있었다.
방송 말미에 항상 그려지는 에필로그에서는 인물들의 속마음과 상황을 더 자세히 나타내 끝까지 참았던 시청자들의 눈물샘마저 열게 만들었다. 특히 누군가를 잃었지만 자신의 삶은 유쾌하게 살아가려는 이들에게도 때론 그리움이란 무거움은 존재한다는 것을 상기시켜줬다. 시청자들
MBN스타 대중문화부 이남경 기자 mkculture@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