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그 남자의 기억법’이 13일 김동욱-문가영의 재회에 이은 해피엔딩으로 종영했다. 높은 화제성에도 불구, 상대적으로 저조한 시청률로 아쉬움을 남겼지만 ’그 남자의 기억법’이 남긴 배우들의 명연기는 열혈 시청자들에게 짙은 잔향을 남길 전망이다.
‘그 남자의 기억법’은 과잉기억증후군으로 1년 365일 8760시간을 모두 기억하는 앵커 이정훈(김동욱 분)과 열정을 다해 사는 라이징 스타 여하진(문가영 분)의 상처 극복 로맨스를 그린 작품이다.
이날 최종회에서는 이별 2년 뒤 다시 만난 이정훈과 여하진의 모습이 그려졌다. 미국에서 성공한 뒤 다시 한국으로 돌아온 여하진은 여전히 이정훈을 잊지 못하고 있었지만 주위 시선으로 인해 그의 앞에 나서지 못했다. 두 사람은 계속 엇갈렸지만 이정훈의 차와 문가영이 타고 있던 택시가 접촉사고가 나면서 운명처럼 다시 만났다.
다시 만난 이정훈은 "끝까지 매달렸어야 했는데 하진을 보낸 순간부터 후회했다"고 말했고, 여하진도 "저도 앵커님을 혼자 두고 가버려서 너무 미안했다"며 포옹했다. 두 사람의 재회에 많은 취재진이 몰렸지만 이들은 한층 단단해진 사랑으로 다시 잡은 두 손을 놓지 않겠다 다짐했다.
사랑 앞에 당당해진 두 사람. 이정훈은 극 말미 "난 여전히 너무 많은 것들을 기억한다. 아마도 그것들은 평생 옅어지지도, 무뎌지지도 않고 내 안에 나이테처럼 남아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기억들을 마음에 새긴 채 앞으로 나가는 방법을 안다. 남을 기억들이 흉터가 아닌 추억이 될 수 있게 지금 이 순간을 아름답게 살아가면 된다는 말이다"라는 내레이션을 남기며 해피엔딩을 마무리했다.
’그 남자의 기억법’은 흔한 멜로를 넘어선 다채로운 장르 소재가 적절하게 섞인 상태서 무리 없이 작품이 그려지며 시청자의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드라마를 채운 요소 중 단연 톱은 배우들, 특히 이정훈 역 김동욱의 ’명연기’였다.
김동욱은 극중 과잉기억증후군을 앓고 있는 뉴스 앵커 이정훈 역을 현실에 있을법한 인물로 리얼하게 그려냈다. 앵커라는 직업인로서의 카리스마를 역시나 완벽하게 소화한 그는 캐릭터의 특성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완성형 캐릭터’를 구축했다.
이정훈의 말과 행동 하나하나에서 ’연기대상’ 대상 수상 배우다운 노련함이 돋보였다. 캐릭터와 혼연일체 된 김동욱의 열연은 드라마를 이끌어가는 개연성 그 자체였고, 여하진을 바라보는 이정훈의 멜로 눈빛에 시청자들도 녹아 내렸다.
’손 더 게스트’,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 등 최근작을 통해 보여준 장르물, 캐릭터물을 넘어 ’그 남자의 기억법’을 통해 멜로물까지 완벽하게 소화한 김동욱은 안방극장 주연배우로서의 입지를 더욱 탄탄히 다지는 데 성공햇다.
문가영 역시 ’연기신’ 김동욱의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훌륭하게 소화해냈다. ’그 남자의 기억법’을 통해 데뷔 후 처음 멜로극 여주인공으로 나선 문가영은 솔직하고 거침없는 캐릭터의 성격, 가슴 절절한 멜로 연기까지 무리 없이 소화해냈다.
극중 라이징 스타 여하진 역을 맡은 그는 극 초반 이슈메이커다운 캐릭터의 통통 튀는 매력을 보여준 데 이어 절친을 떠나보낸 기억을 망각한 채 살아가는 다소 어려운 감정선도 섬세하게 그려냈다. 또 이정훈과의 달달한 로맨스에서는 세상 둘도 없이 사랑스러운 여성을 표현, 극의
’그 남자의 기억법’을 성공적으로 마치며 문가영은 충무로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한 안방극장 20대 차세대 주연급 여배우로서의 지위를 공고히 하며 차후 활약을 더 기대하게 했다.
한편 ’그 남자의 기억법’은 평균 3~4%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종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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