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겸 방송인 허지웅이 5·18 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아 소신을 밝혔다.
18일 허지웅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5·18 민주화운동 40주기 아침 허지웅쇼 오프닝입니다"라는 글과 함께 오프닝 멘트를 적은 사진을 게시했다.
사진 속 글은 "90년대만 하더라도 80년 5월의 광주는 언급을 피하는 주제였지 지역감정과 음모론에 근거해 막무가내로 폄훼하는 대상은 아니었다...(중략) 급기야 작년에는 국회에서 열린 공청회 자리에 "5.18은 폭동", "유족들은 괴물집단"과 같은 이야기가 터져나왔다"라며 광주 민주화 운동을 왜곡하는 목소리를 저격했다.
이어 "5월의 광주. 열한살 전재수 어린이를 비롯한 시민들에게 조준사격을 하고, 임산부를 찌르고...(중략) 총에 맞아 쓰러지면 확인을 위해 대검으로 찔렀다"며 "이 정도의 폭력은 대개 서구 열강이 식민지의 독립운동을 진압할 때나 발견된다"고 충격적 사실을 전한다.
마지막으로 그는 "40주기. 더 이상은 당신들의 죽음이 축소되고 폄훼되고 왜곡되지 않게 하겠다고 다짐해본다"는 말로 5·18 민주화운동 40주기를 추모했다.
당당하고도 소신 있는 허지웅의 오프닝멘트에 누리꾼들은 "글 언제나 잘 보고 있다", "진실이 왜곡되지 않게 기도해요", "우리도 제대로 된 시각으로 볼 의무가 있다.", "전부터 느꼈지만 이런 일에 늘 앞장서서 발언하시는 거 멋집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허지웅은 매주 오전 11시부터 12시, 라디오 SBS 러브 FM '허지웅쇼'의 진행을 맡고 있다.
<다음은 허지웅 인스타그램 글 전문>
90년대만 하더라도 80년 5월의 광주는 여당 지지자가 차라리 언급을 피하는 주제였지 지역감정과 음모론에 근거해 막무가내로 폄훼하는 대상은 아니었습니다.
달라진 건 2000년대 이후입니다. 북한군이 개입했다거나 전두환을 재평가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진지하게 듣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걸 인용하고 퍼뜨리는 사람들이 생겨나더니 놀랍게도 하나의 '의견' 취급을 받게 되었습니다.
급기야 작년에는 국회에서 열린 공청회 자리에 자유한국당 국회의원들과 학자의 입을 통해 "5.18은 폭동", "유족들은 괴물집단", "전두환은 영웅"과 같은 이야기가 터져나왔습니다.
5월의 광주. 열한살 전재수 어린이를 비롯한 시민들에게 조준사격을 하고, 임산부를 찌르고 부녀자를 강간하고 구타 흔적이 심한 사체를 절단하거나 태웠습니다.
총에 맞아 쓰러지면 확인을 위해 대검으로 찔렀습니다. 검찰은 시신에 총상과 자상이 함께 있는 경우 자상으로 처리하도록 지시했습니다.
이 정도의 폭력은 대개 서구 열강이 식민지의 독립운동을 진압할 때나 발견됩니다. 피부색과 언어가 달라 군인들이 식민지 시민을 같은 인간으로 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일을 벌여놓고 신군부는 이듬해 5월 국풍 81이라는 국가축제를 열었습니다. 천만 명이 모여 신
그리고 살인자들이 씨앗을 뿌린 노골적인 소외와 차별의 시간 속에서 질기게 살아남았습니다.
40주기. 더 이상은 당신들의 죽음이 축소되고 폄훼되고 왜곡되지 않게 하겠다고 다짐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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