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만 너무 앞선 것일까. 뜨거운 진심은 알겠는데 완성도가 이에 미치지는 못한다. 일단 보고나면 감동스럽긴 한데, (착한 교훈이나 장르적 의미와는 별개로) 다양한 시도만큼 영화적 묘미나 매력이 뛰어나진 않다. 가슴이 뜨거워지는 엔딩만큼만 하지, 고르지 못한 구간 별 완성도가 아쉬운, 판소리 뮤지컬 영화 ‘소리꾼’이다.
영화는 소리꾼들의 희로애락을 조선팔도의 풍광명미와 아름다운 가락으로 빚어낸 한국적인 뮤지컬이자 가족의 복원을 노래하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은 음악 영화로 일본군 성 노예제 피해 사실을 알리며 2016년 개봉 당시 전 국민의 지지와 화제를 모은 영화 ’귀향’의 조정래 감독의 신작이다. 첫 스크린 데뷔를 하는 명창 이봉근이 주연을, 이유리, 김동완, 박철민 그리고 김하연이 합세해 색다른 하모니를 완성했다.
가장 큰 무기는 뚝심 있는 뒷심이 일궈낸 감동적인 엔딩이다. 그 과정이 다소 호불호가 갈릴 만한 실험적 부분들이 있긴 하지만 결국 이 모든 게 어우러져 고전의 미를 한껏 살린 확실한 색깔로 유종의 미를 거둔다. 이 같은 먹먹한 여정에는 내공 깊은 배우들의 연기와 명창 이봉근의 혼을 실은 목소리, 무엇보다 아역 김하연의 다채로운 힘이 절대적인 힘을 발휘한다.
그럼에도 마냥 박수칠 수만은 없는 건 초중반부에 대한 아쉬움 때문이다. 대중에겐 다소 거리감이 있는 ‘판소리’라는 소재라든지 뮤지컬 영화라는 장르적 한계, 전통적인 것을 담은 것에 대한 선입견이 아닌 발랜스가 무너진 연출 탓이다. 담을 것도 많고 도전할 것도 많은데 그릇이 작으니 여간 불안 불안한 게 아니다.
다행히 작품 자체가 지닌 선한 에너지와 심금을 울리는 소리, 뒤로 갈수록 촘촘해지는 서사의 힘으로 앞부분의 아쉬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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