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쇼' 요조와 임경선이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따뜻한 위로를 전했다.
3일 오후 방송된 KBS 쿨FM '황정민의 뮤직쇼'에는 지난해 출간된 책 '여자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의 공동 저자 요조와 임경선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여자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는 요조와 임경선이 나눈 교환일기를 엮는 책으로 여자로 일하고 살아가는 이야기를 솔직하게 담았다.
이날 황정민이 "두 사람이 처음부터 호감이 있었냐"라고 묻자 요조는 "경선 언니는 아니고 나는 맞았다"라고 답해 궁금증을 자아냈다. 임경선은 "KBS 본관 로비에서 사보 표지에 실린 요조를 처음 봤다. 얼굴 믿고 가수한다고 생각했다. 몇 년 후에 이렇게 친해질 지 정말 몰랐다"라고 솔직하게 털어놔 웃음을 자아냈다.
요조는 "저는 임경선이 라디오 게스트를 할 때부터 그 라디오의 애청자로 호감을 가지고 있었다"라고 임경선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우정을 자랑하는 요조와 임경선이지만 일정 이동은 따로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임경선은 "저희는 평소에 안 본다. 제주에 가도 요조를 안 보고 그냥 간다"라고 쿨하게 말하는가 하면 "2주 전에 대구에서 강연했는데 기차도 따로 타고 갔다"라고 덧붙여 황정민을 놀라게 했다.
요조 역시 "같은 날 행사를 해도 각자 간다. 사람이 혼자 있고 싶을 때도 있는데 그 시간을 존중하는 것이다"라고 답했다. 요조는 서운함을 느끼지 않느냐는 질문에 "이런 걸로 안 삐진다. 서로 그냥 이해하는 것"이라고 역시 쿨한 반응을 보였다.
반면 임경선은 "이럴 때는 안 삐지는데 요조의 사랑을 갈구할 때, 요조가 사랑을 안 주면 제가 애처럼 군다"라고 반전 고백해 스튜디오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두 사람은 멀리 떠나지 못하는 청취자들을 위해 휴가 때 읽기 좋은 도서를 추천하기도 했다. 임경선은 "여러 권을 가져가는 건 정말 비추다. 한 권만 딱 고르시길 바란다"라고 말문을 연 뒤 "건조해진 감성을 달래기 위해 사랑 주제 소설을 추천한다. 이국적인 환경에서 사랑 소설인 마르그리트 뒤라스의 '연인', 촉촉한 감성을 만끽할 수 있는 앤드루 포터의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을 읽어보시라"라고 추천했다.
요조는 "김신회의 '아무튼, 여름'은 간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서 추천한다. 오랜 시간 들이지 않고 읽을 수 있다. 다른 한 권은 형이상학적인 느낌이 들 수도 있는데 장 루이 시아니의 '휴가지에서 읽는 철학책'이다. 이 책은 목차가 독특하다. 여행한다, 도착한다, 먹는다, 대화한다. 이런 식으로 구성돼서 휴가지에서 하는 행동들을 아주 깊게 들여다보는 철학책이다"라고 답했다. 이에 황정민은 "'아무튼 여름' 저도 참 좋아한다. 요조가 쓴 '아무튼 떡볶이'도 참 좋다"라고 추천해 요조를 웃게 했다.
그런가 하면 뮤지션 요조는 "독서 중 듣기 좋은 자식의 노래를 추천해달라"라는 요청에 "'내가 말했잖아'라는 곡을 추천드린다"고 답했다.
방송 내내 찰떡 궁합을 자랑하는 두 사람에게 황정민은 "다음 생에 만나면 두 사람은 어디서 만나고 싶냐"라고 물었다. 요조는 "합정동 '커피 발전소'라는 카페에서 만나고 싶다. 저희가 자주 작업하던 곳이다"라고 말했고, 임경선은 "일본 도쿄 신주쿠에서 만나고 싶다. 호텔에서 요조를 아주 호강시켜 주고 싶다"라고 답해 요조를 빵 터지게 했다.
끝으로 요조는 책을 쓰는 의미를 묻는 질문에 "돈과 명예를 주는 일이기도 하고, 다른 일을 할 수 있는 징검다리가 되어주기도 한다. 그렇지만 가장 큰 의미는 허무한 삶에서 작은 의미를 남기는 일, 거기서 오는 위안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임경선은 "책이라는 건 인간이 가진 불완전함을 조금이나마 저항하는 존재라고 생각한다. 불멸에 그나마 가까이 갈 수 있는 것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답해 감탄을
두 사람은 1시간 동안 책, 음악, 나긋나긋한 입담으로 청취자들에게 위안을 건넸다.
한편, 임경선은 12년간의 직장 생활을 접고 2005년부터 에세이, 소설 등 글을 쓰고 있다. 요조는 뮤지션으로 데뷔하였으나 현재는 제주도에서 서점 '책방무사'를 운영하면서 작가로 살고 있다.
stpress1@mkinternet.com
사진| 요조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