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비2’에 이어 ‘다만 악에서 구원하소서’가 흥행 바통을 이어 받으며 나란히 박스오피스 1‧2위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작품 간 경쟁이나 호불호와 상관없이 칭찬 세례를 받고 있는 두 배우가 있다. 바로 ‘강철비2’의 신정근, 그리고 ‘다만 악에서 구원하소서’의 박정민이다.
◆충무로가 놀이터, 박정민 또 제대로 노네
물러섬 없는 한 판, 역대급 에너지가 폭발한다. 미친 케미, 강렬한 매력, 폭발 직전의 텐션이 시종일관 뿜어져 나온다. 하드 보일러 느와르 액션 ‘다만 악에서 구원하소서’에서 보여준 이정재 황정민 그리고 감칠맛을 더하는 만능 양념 박정민의 시너지다.
개봉과 동시에 박스오피스 왕좌를 꿰찬 ‘다만 악에서 구원하소서’(이하 ‘다만 악’)은 처절한 암살자 인남(황정민 분)은 마지막 청부살인 미션을 끝내고 새로운 삶에 나서려다 예상치 못한 일에 휘말려 벌어지는 논스톱 추격전을 그린다. 인남은 태국에서 자신과 관계된 새로운 사건이 발생한 것을 알고 인생을 뒤흔든 마지막 미션을 위해 방콕으로 떠나고, 인남에 의해 형제를 잃은 무자비한 추격자 레이(이정재 분)의 집요하게 뒤를 쫓는다.
쫓는 자와 쫓기는 자로 냉철한 액션에 무게를 실으며 또 한 번 믿고 보는 ‘케미’를 완성한다. 황정민은 처절한 암살자이자 딸을 살리기 위한 아버지의 모습으로 완벽하게 변신했다. 청부살인을 하며 살아온 인남의 냉소적인 성격을 대사보다는 눈빛과 표정에 담아냈다. 과잉된 감정을 요구하기보단 담담한 강약조절로 캐릭터의 변화를 그려내 더 흥미롭다.
이정재는 다시 한 번 묵직한 존재감을 발휘했다. 레이의 첫 등장만으로도 관객들에게 압도적인 긴장감을 선사한다. 무자비한 추격자를 연기하기 위해 문신과 의상 등 외적으로도 많은 변신을 시도한 이정재는 살기 가득한 눈빛으로 영화의 호흡을 쫄깃하게 끌고간다. 그의 눈빛 한 번에 레이가 가진 잔혹함이 고스란히 읽힌다.
특히 박정민은 이번 작품을 통해서 과감한 도전에 나섰다. 극 중 인남의 가이드 역할 떠맡게 되면서 사건에 휘말리게 된 유이 역을 맡은 그는 이제까지의 작품에서 가장 파격적인 변신을 시도했다. 액션을 소화하지는 않지만 등장만으로도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은 물론, 생생한 연기력으로 캐릭터를 풍성하게 살려냈다.
그는 “유이라는 인물이 갖고 있는 특징이 관객들에게 눈에 띄게 다가갈 것이라 생각해 그 지점에서 연구를 하다 과거, 예전에 겪었던 죄의식, 자신의 가족 등이 마음속에 부채처럼 남아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 마음을 이해하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게 유이라는 인물에 가장 중요한 부분이 아니었나 생각했다”고 주안점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면서 “외적인 부분이나 말투, 행동이 너무 과하거나 특이하지 않게 하려고 연구했다. 오히려 그 사람의 마음, 그 사람이 오롯이 이 세상에 서 있을 수 있게 하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를 후반부로 갈수록 생각했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배우 신정근의 재발견이다. 영화 ’강철비2: 정상회담’(감독 양우석)에서 백두호의 부함장을 연기한 그에게 작품에 대한 호불호와는 별개로 역대급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강철비2: 정상회담’은 남북미 정상회담 중에 북의 쿠데타로 세 정상이 북의 핵잠수함에 납치된 후 벌어지는 전쟁 직전의 위기 상황을 그리는 영화. 오랜 기간 연극 무대에서 쌓은 탄탄한 내공에 이어 ’터널’, ’대장 김창수’, ’미스터 션샤인’, ’호텔 델루나’ 등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다채로운 연기 스펙트럼을 선보인 배우 신정근이 ’강철비2: 정상회담’에서 백두호의 부함장으로 분해 강렬한 존재감을 발산했다.
앞서 그는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서 고애신의 곁을 지키는 ‘행랑아범’으로 분해 이정은이 연기한 함안댁과 함께 웃음과 감동을 오가는 감초 역할을 톡톡히 소화했다. ’호텔 델루나’에서도 500년 근무경력의 바텐더 김선비로 분한 신정근은 엉뚱하면서도 묘한 매력으로 극에 활기를 불어넣었던 바. 이번엔 카리스마와 인간적인 따스함을 지닌 부함장 캐릭터로 관객들의 뜨거운 지지를 받고 있다.
신정근은 극중 자국을 위한 길이 무엇인지 깊이 고민하는 모습과 부함장으로서 부하들을 살뜰히 챙기는 따스한 면모를 탄탄한 내공의 연기력으로 완성했다. 또한, 적의 어뢰가 백두호를 공격하는 위급한 상황의 잠수함전이 시작되면서 그의 존재감은 더욱 빛난다.
최고의 전략가다운 카리스마 넘치는 행동력으로 능숙하게 백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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