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할리우드 최대 기대작이었지만 코로나19 앞에서 어쩔 수 없이 무너져 내린 ‘테넷’을 비롯, 디즈니의 ‘뮬란’ 역시 기대에 못 미치는 흥행 레이스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대목인 추석 극장가가 이례적으로 대작 없이 관객들과 만난다. 올해 추석 연휴에는 외화 ‘아웃포스트’와 감동 휴먼 드라마 ‘담보’, 신민아의 첫 스릴러이자 6년만의 스크린 복귀작 ‘디바’, 장혁표 화려한 검술 액션을 만날 수 있는 ‘검객’ 그리고 ‘국제수사’를 만날 수 있다.
추석 연휴 한 주 전인 지난 23일 전쟁 실화 영화 ‘아웃포스트’가 개봉, 출격했다. 방어 불가능한 전초기지 사수라는 단 하나의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끊임없이 몰려드는 적들과 맞서는 병사들의 처절한 사투를 담은 웰 메이드 작품. ‘덩케르크’와 ‘1917’을 뛰어넘는 해외 평을 기록하고 있을 뿐 아니라 국내 온라인 언론 시사회를 통해서도 호평과 지지를 받아 기대감을 높였지만 국내 관객들을 끌어들이진 못했다.
드라마 ‘추노’ 등으로 맨몸 액션의 진수를 보여줬던 그의 또 다른 새로운 검술 액션을 만날 수 있으며 장혁의 아역으로는 비투비 이민혁이 출연해 깜짝 놀랄 만한 가능성을 보여준다.
‘분노의 질주: 더 맥시멈’, ‘스타트렉 비욘드’ 등 할리우드 영화에 출연하며 눈도장을 찍은 조 타슬림을 비롯해 정만식과 장현성까지 합류하며 액션의 수준을 한층 높였다. 다만 진부하고 평면적인 허술한 전개와 스토리 라인에 호불호는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신민아는 모두의 사랑을 받을 수밖에 없는 완벽한 스타 선수의 모습부터 욕망을 향한 숨겨진 내면, 그것의 불협 화음과 격동, 진실 앞에 울부짓는 고통까지 굴곡이 큰 감정선을 섬세하고도 깊이 있게 입체적으로 표현해낸다. 다이빙이라는 신선한 소재에서 오는 매력과 스릴러적 장점들을 똑똑하게 활용했고 배우들의 구멍 없는 연기력이 더해져 초·중반부까지는 탁월한 몰입감을 선사하지만 후반부 급속도로 헐거워진 전개와 진부한 반전을 녹인 급 마무리로 아쉬움을 남긴다. 그럼에도 신민아의 성공적인 파격 변신만은 강렬하게 남는다.
충무로 대세 배우 곽도원, 김대명, 김희원, 김상호의 코믹한 만남으로 이목을 집중시키는 영화는 이제껏 조명되지 않았던 셋업 범죄라는 소재를 수사극에 유쾌하게 풀어냈다.
곽도원은 극 중 가족들과 함께 떠난 해외여행에서 국제급 범죄에 휘말린 동네급 형사 ’병수’ 역을 맡아 필모그래피 사상 첫 코미디 연기에 도전한다. 여기에 김대명, 김희원, 김상호가 각각 졸지에 수사 파트너가 된 현지 관광 가이드 ’만철’, 글로벌 범죄 조직의 킬러 ’패트릭’, 병수에게 은밀한 제안을 건네는 친구 ’용배’ 역으로 분해 액션과 수사극, 코미디를 오가는 열연을 보여준다.
80% 필리핀 현지 로케이션 촬영으로 완성된 이국적인 풍광과 다채로운 볼거리로 관객들의 기대감을 높인다. 배우들은 마닐라 도심을 비롯해 이국적인 정취를 간직한 코론섬을 배경으로 쫓고 쫓기는 추격 액션부터 수중 액션까지 몸을 아끼지 않은 액션을 소화해 긴장감 넘치는 수사극을 완성했다.
‘해운대’, ‘1번가의 기적’을 비롯해 다채로운 흥행작들을 선보였던 하지원이 4년만에 스크린에 복귀하는 작품이자 ‘변신’, ‘탐정’, ‘청년경찰’ 등 다양한 작품으로 깊이 있는 연기력을 선보여 온 성동일고 첫 호흡을 맞춘 작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국제시장’, ‘공조’, ‘그것만이 내 세상’을 제작한 JK필름이 올해 선보이는 영화로 ‘국제수사’의 강력한 라이벌이자 다크호스로 꼽힌다.
영화 ’죽지않는 인간들의 밤’도 추석대전에서 만날 수 있다. 전작 ’시실리 2km’로 독특한 작품색을 보여준 신정원 감독의 신작으로 죽지않는 언브레이커블을 죽이기 위한 이야기를 그린 코믹 스릴러다. 살기 위해 먼저 죽여야 하는 여고 동창생들과 언브레이커블이 펼치는 전대미문의 대결을 위해 이정현, 김성오, 서영희, 양동근, 이미도가 뭉쳤다. 간만에 극장에서 만나는 ’정통 B급 코미디’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편, 송중기 김태리 주연의 대작 ‘승리호’는 안타깝게도 추석 연휴에는 만날 수 없게 됐다. ’승리호’는 2092년, 우주쓰레기 청소선 승리호의 선원들이 대량살상무기로
김대명 송윤아 주연의 ’돌멩이’ 역시 추석 극장가에 개봉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개봉을 미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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