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 아티스트 낸시랭이 돌아왔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결혼부터 이혼까지 3년의 고통의 시간을 이겨낸 낸시랭은 인간으로 그리고 예술가로서 한층 성숙해진 모습으로 다시 돌아왔다.
팝 아티스트라는 낯선 직업군의 방송인으로 수년간 대중과 소통해 온 낸시랭은 지난 2017년 왕진진(전준주)와 깜짝 결혼을 발표,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오래지 않아 리벤지 포르노 협박 및 폭행, 강요 등을 받은 결혼 생활의 민낯이 드러나며 충격을 줬다.
전준주의 사기 행각이 세상에 알려진 뒤 본격적인 이혼 소송이 진행됐고 지난 9월 100% 승소로 3년에 걸친 이혼 공방도 마무리됐다.
사적 공방으로 떠들썩한 시간을 보내는 동안 방송에서 자취를 감췄던 낸시랭이지만, 그는 본업인 작품 활동에 몰두하며 극한의 시간을 이겨냈다. 2018년 선보인 터부요기니에 이어, 불합리한 편견 속 세상의 주홍글씨에 맞서는 여성의 주체성을 스칼렛(Scarlet) 시리즈로 펼쳐낸 그는, 스칼렛에 상처를 치유해주며 꿈을 이뤄주는 요정을 의미하는 페어리를 더한 '스칼렛 페어리'로서 또 한 뼘 내면의 성숙과 도약을 그려냈다.
낸시랭이 '스칼렛 페어리' 전을 선보이게 된 건 자신의 경험에 기인한다. "작년 10월 개인전 할 때 신작 시리즈를 오일페인팅으로 선보이게 됐어요. 스칼렛은 '주홍글씨'에서 영감을 받았는데, 주인공이 낙인 찍혀 고통받는 여성을 상징하죠. 저는 개인사적으로 포르노리벤지 가정폭력 강요 협박 등 한 여성이 겪을 수 있는 모든 걸 겪은 것 같아요. 그러다 어느 순간 나 혼자만의 고통이 아니라 전 세계 여성들이 받고 있는 고통들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게 됐어요. 그러한 불합리한 고통을 당하는 여성에 대해 내가 생각하는 진지한 질문을 작품으로 펼쳐오고 있습니다."
차마 입에 담기도 어려울 정도의 리벤지포르노와 협박, 폭행에 시달린 시기, 낸시랭은 극단적 선택을 생각할 정도로 침체돼 있었다. "지인의 도움으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는 그는 "누구에게나 시간은 필요하다고 본다, 아무래도 아티스트이다 보니 작품에 몰입하는 시간이 많다 보니 상대적으로 나의 고통과 아픔이 덜 느껴지지 않았나 싶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여전히 그 스스로도 치유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낸시랭. 극한의 어려움을 이겨내는 중인 그의 행보는 개인의 아픔을 넘어,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수많은 여성의 아픔을 대변하고 위로하고 싶다는 꿈으로 이어졌다.
"저에게는 아트가 전부에요. 예술을 통해 많은
낸시랭은 오는 12월 23일부터 27일까지 삼성동 코엑스 서울아트쇼 ‘Seoul art show’아트페어에서는 AP갤러리 초대작가로 작품들을 선보이며 작가로서의 활동을 이어간다.
psyon@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