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나리' 윤여정. 사진|판씨네마 |
배우 윤여정(74)이 영화 ‘미나리’로 한국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랐다. 윤여정은 “어리둥절해 눈물도 나오지 않더라”면서도 “혼자 술 마시며 자축할 것”이라며 특유의 재치 넘치는 소감을 밝혔다.
16일(이하 한국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윤여정은 “오스카 후보 지명은 다른 세계 이야기였다”며 감격스러워 했다.
그는 “캐나다에서 드라마 ‘파친코’ 촬영을 위해 밴쿠버에서 일정을 마친 뒤 한국에 도착해 매니저로부터 오스카 여우조연상 후보 지명 소식을 들었다”면서 “매니저는 나보다 훨씬 젊어 인터넷을 보다가 갑자기 ‘와, 후보에 지명됐다’고 외쳤다. 매니저는 울었지만 나는 (어리둥절해서) 울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멍해지는 느낌이었다”면서 “기뻐하는 매니저를 그냥 껴안은 채 거실에 있었다”고 덧붙였다.
윤여정은 “캐나다에서 막 귀국했기 때문에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격리 기간을 가져야 한다. 모든 사람이 (축하하기 위해) 이곳에 오고 싶어 하겠지만, 여기에 올 방법이 없기 때문에 저는 매니저와 함께 축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매니저가 술을 전혀 마실 수 없다는 것”이라며 “나 혼자 술을 마셔야겠다. 매니저는 내가 술 마시는 것을 지켜볼 것”이라고 특유의 유머를 더했다.
15일 미국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가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 최종 후보를 발표한 가운데 '미나리'에서 할머니로 열연한 윤여정은 여우조연상 후보에 당당히 노미네이트 됐다. 아시아 배우가 후보에 지명된 것은 우메키 미요시(사요나라), 아그다슐루 쇼레(모래와 안개의 집), 기쿠치 린코(바벨)에 이어 네 번째이며 한국 배우로는 최초다.
윤여정은 영화 '보랏2 서브시퀀트 무비필름'의 마리아 바카로바, '힐빌리의 노래'의 글렌 클로스, '더 파더'의 올리비아 콜맨, ‘맹크’의 아만다 사이프리드와 오스카 여우조연상 트로피를 놓고 경쟁을 벌인다.
재미교포 2세 정이삭(리 아이작 정, 43) 감독의 ‘미나리’는 이날 여우조연상 후보를 비롯해 작품상과 감독상, 각본상(정이삭), 남우주연상(스티븐 연), 음악상(에밀 모세리) 등 무려 6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자전적 이야기를 영화에 담은 한국계 이민2세 정이삭 감독의 감독상 수상, 아시아계 미국인 최초로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스티븐 연 등 후보 부문마다 화제다.
1980년대 한인 가정의 미국 이주 정착기를 그린 ‘미나리’는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은 다음 달 25일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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