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전국의 기온이 롤러코스터를 타듯 급격히 떨어지고 봄답지 않은 강풍이 불어 시민들은 급격한 날씨 변화를 체험해야 했습니다.
몽골·시베리아에서 내려오는 대륙 고기압이 평소보다 강하게 발달한 점이 변덕스러운 날씨의 주요 원인으로 꼽힙니다.
오늘(22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까지 서울의 최고기온은 8.3도로 지난주 가장 높게 올라갔던 16일(23.8도)보다 15.5도 떨어졌습니다.
최저기온은 오전 5시 50분에 기록한 4.1도입니다.
지난주 최저기온이 가장 높았던 17일(10.4도)과 견주면 6도 이상 낮습니다.
쌀쌀해진 날씨 탓에 이날 오후 한때 서울에는 진눈깨비가 관측되기도 했습니다.
이 진눈깨비는 기상청이 1907년 관측을 시작한 이래 서울에서 내린 가장 늦은 봄눈으로 기록됐습니다.
바람도 강하게 불었습니다.
현재 일부 남부 내륙과 충청 내륙을 제외한 전국에 강풍 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서울에서는 전날 일 최대순간풍속이 초속 17m를 기록해 태풍 '링링'의 영향권에 든 지난해 9월 7일(초속 28.3m) 이후 가장 강한 바람이 불었습니다.
이날도 일 최대 순간풍속이 12.5m에 달하는 강풍이 불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봄 날씨가 다른 계절보다 변덕스러운 편이긴 하지만 최근 날씨가 유달리 요란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변덕스러운 날씨는 온난화와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보통 봄이 되면 몽골과 시베리아에서 발달한 대륙 고기압이 중국을 지나면서 햇볕을 받아 기온이 오르고 세력이 약해진 상태에서 한반도에 영향을 미칩니다.
대륙 고기압 중 일부가 분리돼 제주도 남쪽 해상으로 이동하고, 이 고기압이 따뜻한 기운을 몰고 한반도 쪽으로 북상하면서 대륙 고기압의 영향권에 든 2∼3일간 서늘했다가 이후 기온이 올라 따뜻해집니다.
그러나 최근 대륙 고기압의 세력이 평소보다 크고 강한 편입니다. 지구 온난화 여파로 몽골 북쪽과 시베리아 인근의 기온이 평소보다 크게 오르며 대기 하층은 물론 상층까지 달궈져 거대한 고기압이 발달했습니다.
이 때문에 중국 내륙을 지나며 대기 하층 기온이 올라가더라도 고기압 세력이 크게 약화하지 못하는 모양새입니다.
윤기한 기상청 통보관은 "몽골·시베리아 쪽에서 누군가 입김을 계속해서 불 듯이 강한 고기압이 북쪽에서 계속해서 밀고 들어오는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대륙 고기압이 세력을 강하게 유지하다 보니 이동성 고기압으로 분리되지 못한 채 한반도 쪽으로 그대로 내려와 북서쪽 찬 바람이 밀려 들어오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쌀쌀한 날씨와 강풍을 몰고 온
다만 토요일인 25일 대륙 고기압 후면에서 저기압이 뒤따라오며 일시적으로 '남고북저'(南高北低) 형태의 기압 배치가 나타나 해안가를 중심으로 강풍이 불 가능성은 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