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4.11 총선의 최대 격전지 가운데 하나가 바로 부산 경남, 이른바 PK지역입니다.
노무현의 사람들, 그 중에서도 친노세력의 대표인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문성근 민주통합당 최고위원, 김경수 봉하재단 사무국장이 출사표를 던졌기 때문입니다.
PK는 새누리당의 텃밭입니다.
그러나 올해 선거 분위기는 과거와 다른 듯 합니다.
부산상고를 나온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지역주의를 타파하겠다며 서울 종로 국회의원을 포기하고 부산에 세번이나 도전했지만 모두 떨어졌습니다.
서울이나 호남에서 편하게 금뺏지를 달 수 있었지만, 부산에 연거푸 도전했던 그의 무모한 정신이 훗날 '바보 노무현'을 만들었고, 결국 '노무현 대통령'을 만들었습니다.
김해는 노무현 대통령의 고향이자 묘소가 있는 곳입니다.
친노세력에게는 부산과 김해가 정치적 고향인 셈입니다.
지난주 뉴스 M과 인터뷰를 했던 김경수 전 봉하재단 사업본부장의 말을 들어보시죠
▶ 인터뷰 : 김경수 / 전 봉하재단 사업본부장
- "대통령에 대해서는 김해시민들이 애틋한 마음이 있는 것 같습니다. 대통령께서 고향에 내려오실 때 고향에 대해 해보고 싶은 꿈이 있었거든요."
그렇다면 PK 민심은 어떨까요?
한 일간지가 가상 대결 여론조사를 한 결과 부산 사상에서는 문재인 이사장이 42.3%, 권철현 새누리당 전 의원 34.7%로 문 이사장이 7.6%포인트 앞섰습니다.
부산 북-강서을에서는 문성근 민주통합당 최고 위원이 41.9%, 친박계인 허태열 새누리당 의원이 32.5%로 9.4%포인트 차이가 났습니다.
경남 김해을에서도 역시 김경수 전 봉하재단 사업본부장이 40.9%로 34% 지지를 얻은 김태호 새누리당 의원을 앞섰습니다.
친노세력이 새누리당 후보들을 앞서고 있는 셈입니다.
이쯤 되면 새누리당은 PK발 친노바람을 어떻게 막을 것인지 고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낙동갈 벨트라고 불리는 이 지역을 내줬다가는 PK 전체지역에 균열이 생기고 대권 전략에도 차질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마땅한 대안 인물이 선뜻 보이질 않습니다.
일각에서는 얼마 전 자신의 모든 거취를 당에 맡긴 홍준표 전 대표를 문재인 대항마로 내보내자는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홍 전 대표 역시 '낙동강 벨트는 서울 강북지역 못지 않게 어려울 것'이라며 자신이 나서겠다는 의사를 밝힌 적도 있습니다.
또 다른 한쪽에서는 황창규 전 삼성전자 사장과 올림픽 태권도 금메달리스트인 문대성 IOC 위원을 후보로 내세우자는 말도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도 새누리당에게 상황은 좋지 못합니다.
정치 1번지인 종로에서는 민주통합당 정세균 의원이 30.6%의 지지율로 21.3%의 새누리당 조윤선 의원을 앞섰습니다.
서울의 다른 지역들도 강남을 제외하곤 민주통합당이 우세하다는게 대체적인 분석입니다.
이런 흐름때문일까요?
공천신청자 수에서도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얼굴표정은 극명하게 엇갈렸습니다.
어제 공천신청을 마감한 민주통합당은 모두 713명이 몰려 평균 2.9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햇습니다.
지난 18대 총선의 2대1보다 크게 높아졌습니다.
또 호남에만 사람이 집중됐던 것과 달리 대구 경북을 제외하고는 전국에서 고르게 높은 경쟁률을 나타냈습니다.
특히 서울에서도 48석 자리에 191명이 몰려 3.9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경기도 경쟁률도 3.49대 1을 기록했습니다.
또 눈에 띄는 점은 노무현 대통령과 인연 내지 참여정부 경력이 있다고 말한 후보자가 가장 많았다는 점입니다.
참여정부에서 장관을 지낸 후보만 10명, 청와대 수석까지 지낸 인사까지 합치면 15명이나 됩니다.
4년 전 국민으로부터 심판을 받아 '폐족'이라는 말까지 들었던 친노세력이 화려하게 부활을 준비하고 있는 셈입니다.
이들을 부활시킨 건 무엇일까요?
민주통합당과 달리 새누리당은 인물난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공천 신청 마감을 지난 10일에서 15일까지 닷새 연장했지만, 신청자는 별로 늘지 않고 있습니다.
어제까지 공천 신청자는 650여 명.
지난 18대 공천신청자 1240명을 크게 밑돌고 있습니다.
당 비상대책위원회가 지역구 현역 의원 25% 교체, 전체 지역구 20% 전략공천을 공언했지만 이런 좋은 기회를 차지하려는 정치 신인들이 보이질 않고 있습니다.
여기다 대구 경북과 같은 텃밭에서는 기득권을 가진 중진 의원들이 버티기를 계속하면서 참신성을 떨어뜨리고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새누리당은 이번 총선에서 100석을 겨우 넘는 의석을 차지할 것이라는 패배주의가 벌써부터 돌고 있습니다.
원희룡 전 최고위원이 지난 2일 MBN 정치아카데미 특강에서 한 말입니다.
▶ 인터뷰 : 원희룡 / 새누리당 전 최고위원(지난 2일)
- "저는 110석보다 약간 더 나오는 것을 기본으로 보고 있습니다. 영남 60석, 그 다음 강원·충청·호남·비례대표 해서 20석 플러스 알파…."
이는 '노무현 대통령 탄핵' 역풍 속에서 선전했던 2004년 17대 총선 당시
반면 민주통합당은 최대 140석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우상호 전략홍보본부장은 새누리당을 누르고 다수당이 되는 게 승리의 기본 요건이고, 단독으로 과반의석을 확보한다면 압승이라고 밝혔습니다.
두 달 앞으로 다가온 총선.
선거의 여왕이라는 불리는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어떻게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