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은 오늘 TV 토론을 시작으로 25일 제주 경선에 들어갑니다.
개그 프로그램 이름을 빗댄 민주통합당 대선주자 '용감한 녀석들' 4인방이 국민적 관심을 이끌어낼 수 있을까요?
사실상 박근혜 추대 분위기에서 치러진 새누리당 경선과 달리, 민주통합당은 반전과 역전의 드라마를 꿈꾸고 있습니다.
물론 민주통합당에도 '문재인 대세론'이 있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문재인 후보가 본경선에서 50% 이상 과반을 차지해 결선 투표 없이 대선 후보를 확정 지을 수 있을까요?
아니면 손학규, 김두관, 정세균 후보의 대반전이 가능할까요?
일단 여론조사 기관인 리얼미터의 22일 민주당 경선 지지도 조사결과를 보면, 문재인 32.2%, 손학규 13.5%, 김두관 11.9%, 정세균 3.9%로 나타납니다.
민주당 지지층으로 좁히면 문재인 56%, 손학규 10.5%, 김두관 10.1%, 정세균 6.5% 순서입니다.
문재인 후보가 1차에서 끝낼 수도 있고, 2차 결선투표까지 갈 수도 있는 그야말로 점치기 어려운 수치입니다.
어느 쪽 가능성이 더 큰지 그 첫 가늠자는 제주가 될 듯합니다.
제주도 선거인단은 3만 6천 명으로, 제주도 전체 유권자 12명 가운데 1명이 등록했을 정도로 열기를 더하고 있습니다.
각 후보 지지율 역시 혼전입니다.
우근민 제주지사 측 인사들이 문재인 캠프에 합류한 터라 문재인 후보는 1위를 장담하고 있습니다.
지난 17일 MBN에 출연한 문재인 후보의 말입니다.
▶ 인터뷰 : 문재인 / 민주통합당 경선 후보(8월17일)
- "그 정권 교체, 또 새로운 정치 또 세상의 변화, 이것을 제가 묶어서 출마선언 제목을 정권 교체, 정치교체, 시대교체 이렇게 표현을 했습니다만 그 세 가지를 함께 다 이룰 수 있는 후보가 저라고 생각하고요, 하나만 더 추가한다면 저는 거기에 대해서 국정 경험도 갖추었다. 떡만 있는 게 아니라 실제로 참여 정부 시절에 대통령의 관점에서 국정 전반을 챙겨봤던 그런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제는 참여 정부가 제대로 못 했던 부분, 참여정부가 부족했던 부분까지도 이제는 잘할 수 있다, 라는 자신감을 느끼게 됐다, 이런 말씀을 함께 드립니다."
그러나 지역 기반이 탄탄한 김우남 의원이 미는 손학규 후보 측 역시 1위를 자신하고 있습니다.
손학규 후보의 말도 들어보겠습니다.
▶ 인터뷰 : 손학규 / 민주통합당 경선 후보(5월14일)
- "우리는 물론 정권교체를 원합니다. 민주당이 나라를 책임지고자 합니다. 그러나 국민은 정권 교체 그 자체에 관심 있는 게 아닙니다. 국민은 민주당이 집권하는 것 자체에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국민의 관심은 우리를 어떻게 잘 살게 해 줄까? 우리 서민들의 생활이 이렇게 어려운데 정치가 우리를 도와줄 수 있는 것인가? 거기에 민주당이 있을 때 민주당을 지지해 주는 것이고 정권교체를 통해서 그런 희망이 보일 때 정권교체를 국민이 지지 해 주는 것입니다. 이것을 똑똑히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김두관 후보도 조경태 의원의 지지를 등에 업고, 제주도 경선 결과를 분위기 반전의 기회로 보고 총력전을 펼친다는 계획입니다.
정세균 후보 역시 정책적으로 가장 준비된 후보라는 점, 그리고 박준영 후보의 사퇴로 유일한 호남 후보라는 점을 강조할 방침입니다.
김두관 후보와 정세균 후보의 말을 차례로 들어보겠습니다.
▶ 인터뷰 : 김두관 /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 후보(오늘)
- "오늘 자리를 함께한 조경태 의원께서 큰 결단을 내려줬습니다. 중요한 시기에 합류해 주셨다. 우리 캠프에 김두관 후보에 힘이 되는 선택을 해줬습니다.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무지개 연합군이라서 전국에서 모여서 어려운 부분도 있었습니다. 제주에서 기반을 다져서 울산 강원 등 나아가겠다. 국민 열망이 뜨겁습니다. 국민은 민주당에 맡길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심기일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농민운동과 사회운동을 하면서 이 땅에 땀 흘려 일하는 사람들의 땀의 대가가 실현되는 사회 정치적 시스템을 늘 고민해 왔습니다."
▶ 인터뷰 : 정세균 /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 후보(8월22일)
- "우선 지금 나라 경제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위기 직전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런 때는 제가 보기에는 통찰력과 위기관리 능력과 갈등을 조정하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이런 점에 대해서는 훈련이 잘되어 있다, 이런 자부심을 느끼고 있고 또 기능적인 면으로 보면 정치를 알고 경제를 알고 정책을 알아야 그래야 이렇게 국가적으로 어려운 상황, 특히 경제가 매우 어려운데 이런 상황을 잘 관리하고 극복해서 희망으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네 후보 모두 저마다 강점을 내세우며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넘쳐나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네 후보 모두 어쩌면 마음속에 넘어서야 할 더 큰 벽을 그리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바로 보이지 않는 안철수라고 하는 사람을 말입니다.
안철수 원장은 민주통합당 경선이 시작됐는데도, 그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습니다.
무슨 생각일까요?
여전히 대선 출마에 대한 결심이 서지 않았다는 뜻일까요?
안철수 원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금태섭 변호사의 말입니다.
▶ 인터뷰 : 금태섭 / 변호사(안철수 측근. 8월17일)
- "많은 사람이 검증 얘기도 하고, 안철수 교수에 대해 더 알고 싶어 하고 있는데 그런 것을 보여주면서 국민이 보거나 누가 보더라도 이분이 나올 만 하다고 생각하면 본인도 그걸 알 것이고 주변에서도 알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우리가 보기에는 저 사람이 뭘 가지고 결정했나 할 정도로 망설일 때, 의아해할 때 혼자 특정한 걸 가지고 결정하시진 않을 거고 결정의 과정 자체가 이해가 될 때만이 옳은 결정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안철수 원장의 속사정이야 모르진 않지만, 안철수 원장의 등판이 늦어지면서 정치권 안팎에서는 혹시 안 원장이 대선에 나오지 않는 게 아니냐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습니다.
범야권과 정권교체를 희망하는 사람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시나리오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오늘 범야권 원로들은 안철수 원장에게 나와서 야권의 판을 키우라고 촉구했습니다.
진보 원로인 백낙청 서울대 교수의 말입니다.
▶ 인터뷰 : 백낙청 / 서울대 명예교수
- "그러니까 안 원장이 이제 와서 나는 도저히 자신 없으니 물러서겠다는 것이 민주당 후보에게도 도움이 안 됩니다. 자기가 단일 후보가 되든, 민주당 후보가 단일 후보가 되든 일단 나와서 판을 키우고 돕는 것이 맞다는 생각입니다. 구체적 방안은 안 교수나 민주당 측이 지금부터 고민을 해보라는 것입니다."
문재인 대세론의 당사자인 문재인 후보 역시 이제는 안철수 원장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 큰 것 같습니다.
문재인 후보의 말을 다시 들어보겠습니다.
▶ 인터뷰 : 문재인 / 민주통합당 경선 후보
- "어쨌든 이제 안철수 그 세력과 저희가 함께 힘을 합친다면 그러면 정권 교체는 꼭 될 거다, 그렇게 믿고 있고 또 그렇게 되리라고 확신합니다, 다만 민주 통합당의 입장에서는 우리 당내 경선이 끝나고 나면 그분과 단일화를 위한 경쟁이 필요하다면 해야 될 텐데, 단일화 경쟁에서 저희가 이길 수 있도록 반전을 꾀해야죠.
(앵커) 출마 선언을 할 거라고 보십니까?
(문재인 후보) 지난번에 내신 책을 보니까 그런 마음을 많이 굳힌 것이 아닌가, 저는 그렇게 느꼈습니다."
문재인 후보가 안철수라는 보이지 않는 벽을 넘어 박근혜 대세론만큼이나 거센 대세론을 만들 수 있을까요?
사람들은 민주통합당 후보와 안철수 교수 가운데 누가 박근혜 후보를 상대할 것인지 빨리 보고 싶어합니다.
안철수 원장의 잠행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그 승부를 봤으면 하는 조급함은 더 커져만 가고 있습니다.
김형오의 시사 엿보기였습니다. [hokim@mbn.co.kr] MBN 뉴스 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