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남은 일은 한 가득인데, 지난 한 달 동안 인수위의 움직임은 많이 늦은 듯싶습니다.
인수위에 나가 있는 취재기자와 함께 지난 한 달간의 행보를 같이 알아보겠습니다.
윤범기 기자?
(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입니다.)
【 앵커멘트 】
어느 때보다 인수위원회 취재가 어려웠을 것 같은데, 지난 한 달을 돌아보면 가장 큰 특징이 뭐였나요?
【 기자 】
네, 역시 철통 같은 보안을 들 수 있겠습니다.
저는 5년 전 이명박 정부의 인수위 때도 잠시 인수위 취재를 했었는데요.
이전에는 인수위원들과 개인적으로 통화를 하거나 차 한 잔 마시거나, 심지어 집에 찾아가서 밤늦게 라면 한 그릇 얻어먹으며 궁금한 점을 물어보기도 했다는데요.
이번에는 인수위원들이 개별적인 취재에 일절 응하지 않으면서 출근길마다 이른바 '뻗치기'를 하는 진풍경이 연출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 앵커멘트 】
그렇게 보안을 강조했다면 뭔가 성과가 있었어야 하는데, 역시 가장 큰 실책은 김용준 인수위원장의 총리 지명이었죠?
【 기자 】
네, 이런 '철통 보안'의 정점은 바로 김용준 인수위원장의 총리 지명이었습니다.
심지어 그날 브리핑을 진행한 조윤선 당선인 대변인마저도 30초 전에 알았을 정도로 철통 보안이 지켜졌는데요.
하지만, 아들 병역 문제와 부동산 의혹으로 결국 새 정부 초대 총리의 첫 자진 사퇴라는 불명예 기록을 세우고 말았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언론의 인사검증이 신상 털기 식으로 이뤄졌다는 지적까지 나왔는데요.
하지만, 체중 미달이나 통풍으로 군대에 가지 않은 두 아들의 병역 문제는 상식선에서 충분히 제기할 만한 내용들이어서 미리 자료를 준비해서 합리적으로 해명하면 되는 것들이었고요.
부동산 투기 의혹도 기자들이 대단한 뒷조사를 한 것이 아니라 관보에 게재된 재산신고 내역을 가지고 부동산 등기 등본을 띄어보고 현장을 가보는 등 기본적인 검증을 한 것입니다.
비록 나중에 해명자료는 내기는 했지만, 지난 10년간 인사청문회를 통해 국민들의 높아진 눈높이를 의식하지 못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 앵커멘트 】
북한 해커와 화성인 난입 등 해프닝도 많았죠?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지난달 22일 오전 정장차림의 멀쑥한 30대 청년이 갑자기 인수위원회에 나타났습니다.
자신이 청년특위 위원장이라고 주장하며 30여 분 간 인수위 사무실을 이리저리 오가며 횡설수설하던 청년은 알고 보니 무단침입자였습니다.
또 기자실 컴퓨터가 북한에 의해 해킹됐다는 논란도 있었습니다.
오전 내내 속보와 생중계 등 난리가 났었는데, 결국 북한 해킹 정황이 포착됐다는 주장은 인수위 측이 인터넷 보안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나온 실수로 알려졌습니다.
어쨌든 인수위에 이제 남은 시간은 불과 20일인데요.
18대 인수위가 불통 논란을 씻고 당선인이 다짐했던 가장 모범적인 인수위로 거듭날 수 있게 되길 기대해 봅니다.
지금까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MBN뉴스 윤범기입니다. [ bkman96@mk.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