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전문]
▶저희가 1부에서도 북한 문제를 다뤄봤는데 오히려 키리졸브 훈련이 끝날 이맘때가 더 위험하다면서요? 지난번 천안함 사건도 이 시기에 발생했고요.
-직후죠. 이 훈련이 4월 30일까지 되더라고요. 훈련기간 중에는 무력도발은 쉽지 않을 거 같아요. 직접적인 무력도발보다는 국내 잠입테러 라던지, 특히 최근에 화학공장 사고가 많이 나잖아요. 그런 화학공장이 북한 입장에서는 상당히 작은 투입으로 큰 희생을 초래할 수 있는 사고이기 때문에 특히 유의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그런 국내잠입테러나 사이버 테러를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요. 직접적인 무력도발은 훈련이 끝난 이후 어느 정도 우리가 안심하는 성동격서(聲東擊西)의 형태로 시도할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국내에서 잇따라 발생하는 화학공장 사고는 북한하고 관계는 없지만 노릴 수 있다는 거죠?
-저는 관계가 없다고 생각하지만 노릴 수 있다는 거죠. 그래서 이번 사고의 원인은 국내에 있지만, 다른 방식이 개입될 가능성도 생각할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북한의 위협이 고조될수록 우리 군도 긴장하겠지만 사회 대규모 화학시설이라든지 이런 쪽도 대비를 해야 하는 거죠?
-대비를 해야 하는데 대비태세를 하더라도 실제로 공장 내부에 있는 사람들과 협력이 잘 되야 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그런 점도 점검해봐야 한다는 겁니다. 무조건 경찰배치로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그래서 국민적인 각성, 안보 문제에 대해서 군사시설 뿐만 아니라 비군사 민간시설까지 타격이 될 수 있다는 거죠. 특히 김정은 시대에 들어와서는 그런 부분에 대한 것 까지도 생각해야 합니다. 북한은 테러지정국에서 해제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테러를 시도해왔어요. 황장엽 선생이라든지 여러 요원 암살이라든지 말이에요. 북한이 ‘테러지정국으로 재지정이 되더라도 상관하지 않겠다’고 나오기 때문에 민간시설까지도 충분히 유의해야 한다는 거죠.
▶북한의 해안포만 위험할 게 아니라 우리 안에 있는 원자력 시설, 원전, 화학공장들이 테러에 취약할 수 있어요. 우리가 잘 방어하지 않으면요.
-박근혜 정부가 안전을 강조하듯이, 국내문제의 안전 뿐만 아니라 북한과 연계된 민간시설에 대한 안전까지 포함해서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북한 내부에서도 김정은이 상당히 전쟁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고 들었어요. 그 이유가 어디에 있다고 보시나요?
-김정은이 계엄통치를 하려는 것인데요. 이 부분은 어느 정도 예상이 되었던 겁니다. 계엄통치의 유혹은 어디서 올까요? 자신의 정권이 안정화 되어 있으면 계엄통치를 대신 개혁개방을 합니다. 정권에 자신이 있다면요. 김정은 입장에서는 젊은 나이에 제일 못 사는 나라의 지도자는 되기 싫을 것 아닙니까? 불안정한 정권을 안정화 시킬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외부 세계의 긴장고조를 핑계로 계엄통치를 하는 겁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작년에 군 최고 책임자인 리용호가 숙청되지 않았습니까? 리용호 숙청 이후 김정은을 둘러싼 사람들은 친척이거나 친척에 준하는 가까운 사람입니다. 대부분 친척이고 친척 아닌 최측근은 최룡해 정도입니다. 최룡해는 어릴 적부터 같이 자랐어요. 거의 같은 집안이죠. 김일성하고 최룡해 아버지 최헌하고 형제처럼 지냈고요. 이정도로 측근들을 신뢰하지 않는 것은 그만큼 자기 권력에 대해 불안해 한다는 거죠. 그러다보니 의도적으로 긴장을 고조시키고 계엄통치를 하는 겁니다. 지금 긴장을 고조시키는 것은 국외적인것보다 북한내 정치적인 고려가 크다고 보여 집니다.
▶하 의원님께서는 내부 소식을 잘 아시는 분이니 질문 드리겠습니다. 요즘 북한 내부에서 들리는 이야기 중에 하나가 고모 김경희의 ‘간이 안 좋다’는 이야기가 계속 들리는데 심각한 상황인가요?
-그것까지는 모르겠습니다. 민간에 있을 때는 자유로웠지만 지금은 될 수 있으면 안 하려고 하고요. 그럴 가능성이 충분히 있습니다. 김경희 같은 경우에는 황장엽 선생님 살아 계실때만 해도 ‘알콜 중독자’라고 할 정도로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술을 굉장히 많이 먹었고요. 회복되었다고 하더라도 치명적으로 나빠진 적이 있기 때문에 언제든지 악화될 수 있다는 거죠. 이런 점들도 권력이 안정화 되지 못 한 요인인 것 같습니다.
▶가정입니다만 아버지 김정일에 이어서 고모 김경희까지 그런 식으로 일이 발생한다면 김정은 통치체계에서 변화가 올 수 있는 겁니까?
-당장 무너진다고 말 할 순 없어도 김경희가 정권 내 조율작업을 해줬거든요. 소통이 잘 안 되는 사람들, 이야기도 해주고 도와주라고요. 이런 중재자가 사라졌기 때문에 그 내부의 협력보다는 갈등이 부각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습니다. 사실 어린 사람이 정치를 잘 못 하는 이유는 사람의 마음을 읽는 데 부족하기 때문이죠. 화합을 해내는데 말이에요. 특히 독재국가에서는 그것이 더욱더 중요하기 때문에 김정은의 국내정치에 더 큰 위기가 봉착할 수도 있습니다.
▶수렴청정을 하는 사람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어린 김정은에게는 큰 차이가 있는 거겠네요?
-큰 차이가 있는거죠.
▶얼마 전에 하태경 의원께서 스위스 제네바에 다녀오셨다고 들었어요. 무슨 일로 다녀오신건가요?
-이번 주 22일 결정 할 텐데요. 지난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핵문제 결의안을 냈습니다. 이번에는 유엔인권이사회에서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를 만들자는 결의안을 냅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 각국의 협력을 요청하기 위해 다녀왔습니다.
▶북한이 자신들의 인권문제를 건드리면 제일 격하게 반응하지 않습니까? 이것은 북한을 자극하는 거잖아요.
-핵문제와 인권문제는 둘다 북한을 자극하는 것이지만 내용차원에서는 인권문제가 더 자극적입니다. 그전의 인권조사는 인권 실태 조사, 피해자 조사인데 이번에는 가해자, 책임자를 규명하겠다는 거예요. 그래서 북한인권 범죄에 책임자가 규명되면 그 책임자 처벌에 관한 국제 사법적 절차를 밟겠다는 겁니다. 그런데 문제는 유엔에서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에 한 나라가 어떻게 할 수 없어요. 유엔과 국제사회에서 북한의 인권문제에 대해 얼마나 심각하게 보고 있는지 드러나는 거죠. 그러나 국내에서는 핵문제나 무력도발이 큰 이슈이기 때문에 묻혀 있습니다. 북한 인권 문제를 바라보는 국내온도와 국제적인 온도차가 극명하게 큰 겁니다.
▶예전에 하 의원께서 북한인권법에 대해 반대를 보인 안철수 전 교수에 대해서 실망스럽다 하셨는데 그 부분은 여전히 유효하신 건가요? 안 전 교수에 대해서 여전히 비판적이신가요?
-그때 보면 안철수 전 교수가 충분히 준비되어서 입장을 표명 했다기보다는 짧은 타이밍에 이것저것 표명해야 되는 상황에서 나온 거기 때문에 안 교수는 언제든지 입장이 바뀔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게 절대적으로 고정된 입장이라고 보고 생각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지금 남북이 극한 긴장상태로 군사적으로 대치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 부분에 대해서 안 전 교수가 입장을 분명히 밝혀야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북한에 대해서 인권에 대해서요.
-아무래도 대통령을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해야 되죠. 그런데 사실 남북 긴장 국면에 있어서도 실제로 도발하겠다는 것보다도 국내 내부 정치 안정화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우리도 대응전략을 생각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이런거죠. 입으로 전쟁한다 치면 북한하고 입으로 전쟁해서 우리가 이기겠습니까? 북한이 격한 말 한 번 했다고 우리는 두 번 말하고. 이것은 현명한 정치가 아니라는 겁니다. 그거보다도 북한이 실질적으로 도발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서 준비를 하고요. 또 한 가지는 북한 내부의 김정은에 대한 반대라는 잠재적인 요인 부분을 김정은 중심으로 똘똘 뭉치게 우리가 도와주면 안 된다는 겁니다. 우리까지 긴장을 고조하면 김정은의 국내정치에 우리가 오히려 이용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대표적으로 인도적 지원, 박근혜 대통령이 신뢰 프로세스를 이야기하고 신뢰 프로세스 1단계가 인도적 지원인데요. 인도적 지원은 전쟁 때에도 하는 거 아닙니까? 따라서 지금 상황이라도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 협상을 계속 던질 필요가 있다는 거죠. 사실 평양에 있는 몇몇 때문에 백성들이 굶어죽는 것을 우리가 고소하게 볼 수는 없지 않습니까? 그런 부분들을 지원해 줄 필요가 있고요. 이런 식으로 대화채널을 만들어줄 필요는 있습니다. 그래서 북한 내부에 있는 사람들도 한국의 일부는 자기네들 편이다 이런 식으로 북한 내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양면으로 가야 되는군요. 군사적으로 갈 것은 군사적으로 가고 대화할 것은 대화하고요.
-그렇죠. 군사적인 가장 좋은 대응책은 북한이 어떻게 도발할 수 있다는 것을 계속 언론에서 두드려 주면 됩니다. 니들이 뭐하는지 우리가 다 알고 있다, 이런 거기 때문에 북한이 감히 도발을 못 합니다.
▶다음에 나와서 북한의 휴민트, 북한에 대해 정보수집하는 것을 이야기 나눠보면 좋겠습니다.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