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된 대화록을 보면 정상회담에서 대화를 나누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정일 당시 북한 국방위원장의 태도가 사뭇 달랐습니다.
김 전 국방위원장은 시종일관 대화를 주도하는 모습이었고, 노 전 대통령은 이에 동조하는 다소 저자세의 모습이었습니다.
정성기 기자입니다.
【 기자 】
남북정상의 대화록을 들여다보면 노무현 전 대통령은 거침 없으면서도 자신감 있는 태도로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일본이 생트집 잡고 있다" "쐐기를 좀 박아 놓자" "북측 변호인 노릇을 하며 때로는 얼굴을 붉혔다" 등 거침 없는 표현을 씁니다.
보기에 따라서는 아부성 발언으로도 비춰지기도 합니다.
노 전 대통령은 "100억달러가 들어도 대한민국 수도 한복판에 외국 군대가 있는 것은 나라 체면이 아니다"라며 강경발언을 쏟아냅니다.
대화는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이 시종일관 주도합니다.
김 전 위원장이 서해에 공동어로구역이나 평화수역을 만들자고 제안하자,
노 전 대통령은 "저도 관심이 많다", "똑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식의 답변으로 동조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노 전 대통령은 '숨통이 막힌다'는 식의 표현을 쓰면서 다소 저자세의 모습도 자주 드러냅니다.
노 전 대통령은 특히, NLL 문제는 헌법 문제가 아니라며 국내 반대 세력에 맞설 수 있다고 밝힙니다.
이에 반해 김 전 위원장은 여유있는 모습입니다.
회담 결과를 어떻게 발표할 지 정하고, 남한 내 반대 목소리가 얼마나 클 지에 대해서도 관심을 보입니다.
노 대통령은 대화를 마치며 임기를 마치고 평양을 방문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부탁을 하고, 자신이 가지고 간 정부 보고서를 김 위원장이 심심할 때 읽어보라고 건네주기도 합니다.
MBN뉴스 정성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