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략적인 측면에서 막말 파동이 일어난 것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정치를 감정으로 해선 안 되고 이성과 합리적으로 해서 국민의 평가를 받아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 언어에는 좋은 말도 많고 단어도 풍부한데 굳이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단어를 선택해서 막말을 하는 것이 대한민국 정치발전에 무슨 도움이 되고 정치에 대한 불신을 해소하는데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아쉽고 안타깝습니다.
▶ 국회의원들은 ‘내가 이 말을 하면 파문이 일 것이다. 언론이 대서특필 할 것이다, 상대방이 화를 내고 달려들 것이다’ 이런 것을 사전에 대충 짐작하죠?
-그렇게 말씀하시는 분도 계시더라고요. 어떻게 하든지 소란을 일으키고 관심과 이목을 집중시켜야 언론이 관심을 가지게 되고 취재 열기가 더해지고 집중적으로 보도가 되고 그래서 이름을 알리고 인지도를 높이고. 그렇게 생각하는 분들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 대놓고 노이즈 마케팅을 하는 의원들이 없는 건 아니다?
-네.
▶ 정치인들은 부고 빼고 어느 기사이든 자기 이름이 나오는 것이 좋다, 그렇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얘길 들었어요.
-잘못된 생각인데요. 막말을 비롯해서 국회의원들의 일거수일투족, 정책, 여러 가지 판단이 국민의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자료가 되어야 하는데 이렇게 막말 파동이 있든 없든 국회의원으로서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가 있든 간에 선거 때는 유권자가 쉽게 잊어버리고 용서하는 분위기가 있고요. 저는 정치 발전과 순화된 정치를 하기 위해선 유권자의 성숙한 자세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오랫동안 국회에서 외교통일 쪽 일을 하셨잖아요. 지금도 외통위에 계셔서 개성공단 문제 같은 것도 직접 다루고 계신데요. 지금 3차 회담 중이거든요. 이번 회담은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개성공단을 처음 시작할 때 초심으로 돌아가서, 이 사업이 대한민국과 북한의 교류협력 사업의 상징일 뿐만 아니라 한반도 평화 및 통일로 가는 길목에서 표상이 되는 사업입니다. 우리 기업인들의 눈물어린 읍소와 기대를 저버리지 않기 위해서 양측이 모두 탄력적인 유연한 자세를 발휘해서 꼭 성공적인 회담결과가 나와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박근혜 대통령은 개성공단의 발전적 정상화를 표현하면서 끌려 다니는 대화는 더 이상 안하겠다, 원칙을 하나하나 세워나가는 남북관계를 다시 만들겠다고 하거든요. 박근혜 대통령의 그런 원칙에 대해선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박근혜 대통령의 원칙이 우리 뜻대로 받아들여지고 수용된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러나 상대가 있고 북한도 국제사회에서 유엔 가입국으로서의 국가라고 평가받고 있는데..북한은 북한 나름대로의 자존심과 체면이 있습니다. 그래서 일방적으로 우리가 하자는 대로 따라온다는 것도 북한 내부 체제 상 쉽지 않다고 봅니다. 그래서 저는 탄력적이고 유연한 대응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개성공단 문제에 대해서 북한이 이번에 개성공단 운영 중단 사태를 빚은 것에 대해서 북한에 전적인 책임이 있는 것처럼 얘기를 하고 있는데요. 물론 북한이 개성공단을 탄생시킬 때 그런 자세로 갔다면 이런 중단 사태는 없었을 거라고 봅니다만 북한은 소위 3대 세습을 하고 있는 비정상국기입니다. 김정은에 대해서 최고 존엄을 지칭하면서 최고 존엄에 대해서 모독하거나 위엄을 훼손하게 되면 공단 폐쇄도 불사하겠다는 시그널을 여러 번 보냈어요. 그 점에 대해서 우리 정부에서도 개성공단만큼은 어떤 일이 있어도 유지, 발전되도록 하겠다는 화답을 했어야 하는데 인질 사태를 운운하고 외화벌이 창구, 밥벌이 창구가 되기 때문에 적어도 김정은 입장에서 개성공단 만큼은 폐쇄하지 못할 것이다, 이런 식으로 해버리니까 사회주의 독재국가에서 자존심을 손상하는 문제가 되어서 불필요하게 북한 사회를 자극하고 소위 김정은의 반발을 일으키게 해서 이런 사태가 벌어진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 예컨대 어떤 경우에도 김정은이 개성공단을 버리진 못할 것이다, 라는 식의 분석은 청와대나 통일부, 정부에서 한 것이 아니고 일부 언론과 전문가들이 한 거잖아요. 우리나라가 언론을 그런 수준으로까지 통제하는 것은 불가능 한데 그것에 대해 북한이 언론에 나왔다고 해서 일일이 다 시비를 걸면 우리가 어떻게 대처해야 되나요?
-제가 지난번 미국에 가서 북한 고위급들과 만나서도 우리 한국 실정과 북한 사회가 다르지 않느냐고 이야기 했습니다만 우리 국방부 장관도 인질사태가 벌어지면 한미군사합동작전으로 구출계획이 되어 있다, 이런 식으로 발언을 하고. 북한은 김정은 말 한마디면 모든 언론 통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고, 국민들의 가치와 언론에 대한 평가 기준이 그렇게 되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남한에서도 대통령이 한 마디 할 수 있을 텐데 계속해서 불필요한 전단을 뿌려서 최고 존엄을 모독하고 개성공단 문제에 대해서도 외화벌이, 밥벌이 때문에 대문에 폐쇄하지 못할 것이라고 하기 때문에..
▶ 할 수 있는 것 까지 안한다?
-언론에 대해 협조와 자체요청을 할 수 있을 텐데 그것도 안하고 있다.. 이런 시각을 가지고 있는 것이 북한 사람들의 생각입니다.
▶ NLL 논란도 계속되고 있는데 이와 관련해서 어제 윤호중 의원이 2007년 당시 북측에 전달했던 지도를 공개했는데 여기에 합참통제선이 표시되어 있다고 해서 문제가 되고 있어요. 이것이 2급 기밀이라면서요? 문제가 되나요?
-지금 NLL 문제와 관련해서 오늘 대통령 기록물을 예비 열람한다고 하는데 앞으로 남북 관계의 건전한 발전, 소위 말해 정상화를 위해서라도 자제를 할 필요가 있고요. 대통령 기록물에 관한 법률에 의해서 국회 3분의 2 동의가 있었기 때문에 열람을 할 수 있습니다만 그것도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 내에서만 열람할 수 있고 어떤 방법으로도 열람한 내용을 공개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공개를 못하면서..
▶ 지금 편법으로 한다는 거거든요. 운영위 보고라는 형식을 통해서 상임위에서 면책특권을 이용해서 하겠다는 건데.
-대한민국 국회가 지금 위법과 범법을 안 해도 해야 할 일이 많은데 대한민국 국회가 면책특권을 통해서 공개한다면 면책특권의 본질을 훼손할 뿐만 아니라.. 면책특권은 그런 데 사용하라고 주어진 것이 아닙니다. 독재의 부당한 권력으로부터 국회의원의 정당한 직무 수행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있는 것이지 민주 법치국가에서 국회의원들이 그렇게 법을 정해놓고 이제 와선 면책 특권을 이용해서.. 정부에서 NLL을 공개하라고 박근혜 대통령이 압력을 넣고 권력기관에서 국회의원들을 잡아서 가두고 있습니까? 대한민국 법치주의가 완전히 술 취했어요.
▶ 여야가 위법인줄 아니까 이 사람들도 상임위에서 면책특권을 이용해 하는 거 아니겠어요? 본회의에 의결할 때 반대하셨죠?
-저는 반대했습니다. 대한민국 정치라는 것이 하나의 흐름, 그것도 당리당략적 측면에서 정략적으로 여야가 합의해 버리면 그 틈새를 비집고 들어갈 수 없습니다. 아쉽네요. 술도 보통 취한 것이 아니라 만취 상태입니다.
▶ 외통위원이신데 언제부터인가 외통위가 치열한 싸움판이 되었네요?
-외교와 남북관계 문제는 초정권적 초당적 측면에서 접근이 되어야 하고 해결이 되어야 하는데 굉장히 불행한 사태가 빗어졌어요. 지난 대선 때 서로 득표를 하기 위한 유리한 환경과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서 NLL문제가 나와서 지금 여기까지 오고 있는데 아쉽고 안타깝습니다.
▶ 박주선 의원께서 주한미군이 한국이 부담하는 방위비 분담금을 공돈처럼 사용하고 있다는 주장을 하셨어요. 어떤 내용인가요?
-지금 상원 군사위원회에 한미주둔군의 비용과 관련해서 보고서를 제출했는데 용산에 있는 미군 식당 2개를 합치면 29만 5천불의 운영비를 절감할 수 있기 때문에 그것을 합쳐야 되겠다고 해서 몇 백 만 불을 들여서 합쳤는데 오히려 운영비가 5만 3천불이 더 든다고 합니다. 그리고 평택에 미군 기지를 새로 만들고 있는데 거기에 미 보병사단 박물관을 짓는데 1040만 달러를 사용했습니다. 그런데 한미주둔군과 관련된 보고서에서 상원 군사위원회 보고서 내용이 이것은 공돈이 아니면 이렇게 사용할 수 없다, 소위 한미주둔군의 필요적인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서 한다든지 적정한 사업이라고 판단되는 사업에 해야 하는데 주둔군 비용에 대한 감독 체계가 부실하고 집행 내역을 공개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마치 공돈처럼 사용하고 있다..
▶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 위원들이 그렇게 지적했다는 거죠?
-그렇습니다.
▶ 미국 상원의원들이 지적할 정도로 주한미군의 군사비, 그것도 우리 정부가 세금으로 분담하는 군사비가 함부로 사용되고 있다?
-그렇습니다.
▶ 지금 우리가 상당히 많은 액수를 분담하고 있죠?
-총액 금액은 알 수 없지만 미국에서는 한국이 분담하는 비용이 42~43% 된다, 그런데 미국에서 시퀘스터 라고 예산 자동 삭감조치와 앞으로 10년간 미군 국방예산 9천 500백억 달러를 삭감해야 하기 때문에 한국에서 50% 이상 부담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방위비 협상을 할 때마다 총액 규모가 얼마냐, 그 총액이 어떤 항목과 비용으로 산출되어서 합계가 되었느냐, 우리가 적정하게 부담하려면 주한미군이 한국방위를 위해 와 있는 틀림없는 목적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또 하나 간과할 수 없는 한 가지가 미국의 동북아 전력 차원에서 미군이 한국에 주둔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두 국가의 양쪽 목적을 살펴서 공정한 부담을 해야 될 텐데..
▶ 미군이 쓰는 돈이라서 우리가 직접 감독하긴 어렵지만 우리 세금이 들어가는 것이니까 분담금 협상을 할 때라도
-앞으로 협상을 할 때도 지난번에 분담된 비용이 제대로 써졌는지, 남은 것은 없는지, 용도 전환은 없었는지 그것도 확인한 다음에 협상에 들어가야 할 텐데 그것도 확인을 못하고 있습니다.
▶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박지은 인턴기자(mbnreporter01@mbn.co.kr),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