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시간' 회고록 발간과 관련해 이명박 전 대통령은 "국정의 연속성을 위해 다음 정부에 참고되도록 집필했다”고 밝힌 것으로 김두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밝혔다.
김 전 홍보수석은 30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회고록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를 갖고 "정부와 정부가 승계되는 과정에서 그 정보와 정책이 전달되는 것이 마땅하다고 보는데 그런 부분이 한국 사회가 아직 좀 취약하다”며 "청와대에서도 과거 국정원과 정부에서 있었던 일을 참고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김 전 수석은 특히 "이 전 대통령은 정책 위주로 해서 현 정부나 다음 정부에 도움이 되는 책을 남기고자 했다. 그래서 정치 부분이 빠졌다”면서 "선거구제 개편이나 개헌 문제 등도 재임 중에 고민했는데 그런 것이 왜 필요한지에 대해서는 언젠가 표현할 기회가 오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세종시 수정안을 거부한 배경과 관련해 청와대가 유감을 표명한 것에 대해서는 "책을 직접 보면 청와대에서 얘기했듯이 정운찬 전 총리를 견제하기 위해서 세종시를 반대했다는 표현은 없다. 아마도 언론보도를 보고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나 싶다”고 해명했다. 이어 "오히려 박근혜 대통령은 원칙과 약속을 중요시하는 정치인이라는 내용이 있다. 친박 일부에서 정 전 총리를 견제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있었다는 수준의 언급만 있다”고 설명했다.
남북관계 한미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미국 대통령이 내놓는 회고록을 보면 훨씬 더 상세하고 민감한 내용이 있다”며 "완전히 노출되어서는 곤란하겠다는 생각이 드는 부분, 내부에서 그런 의견이 있는 부분은 많은 부분 삭제했다”고 밝혔다. 이어 "왜 남북정상회담을 못했는지 등에 대해서는 우리 국민들이 알 때가 됐다고 판단했다”며 "이 전 대통령이 당선되던 시기의 대북문제와 관련한 국민적 공감대는 '퍼주기는 이제 그만하자'는 인식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출간시기가 왜 지금이냐는 비판에 대해 김 전 수석은 "2013년 10월부터 본격적으로 작업했는데 정상적으로 작업을 하면 2014년 12월 또는 2015년 1월에 발간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작업이 예정대로 순조롭게 진행돼서 발간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열흘 정도 늦어진 이유는 마지막 순간에 출판사에서 부록 형태의 '에피소드북'을 출간하자고 제안해 늦어지게 됐다”고 말했다.
김 수석에 따르면 회고록은 미국에서 출간 요청이 있어 퇴임 직후인 2013년 5월부터 작업이 시작됐다. 그러나 해외보다 국내에서 먼저 발간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팡단해 2013년 10월부터 국내 발간을 준비했다. 김 전 수석은 "2013년 10월부터 매주 월 또는 화, 10~15명의 청와대 수석, 정부부처 장관이 모여서 오전 8시부터 낮12시까지 평균 4시간씩 토론을 했다”면서 "그래서 회고록은 대통령의 회고록이기도 하지만 이명박 정부에 몸담았던 장관과 수석들의 종합기억
부록으로 나온 에피소드북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얼마나 감정표현에 서툰지, 재임 중에 크게 아팠던 얘기 등을 담고 있다. 당시 정부는 봉숭아학당이었다는 이야기도 담고 있고 대통령의 자잘한 이야기와 함께 김윤옥 여사의 에피소드도 담겨 있다.
[이진명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