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신흥부자들이 김정은 체제를 떠받치는 새로운 축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돈주'라고 불리는 북한 부자들은 김정은 집권 이후 부쩍 늘어나면서 시장의 자금흐름에도 적지 않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강호형 기자입니다.
【 기자 】
평양의 종합 편의시설 '해당화관'입니다.
커피숍에는 카푸치노를 비롯해 다양한 음료수가 준비돼 있습니다.
가격은 500원에서 1천 원.
북한 주민 월급이 3천 원에서 5천 원이란 점을 고려하면 초고가 음료수입니다.
식당 실내장식도 화려합니다.
외국 관광객을 위해 만든 시설 같지만, 이 시설을 찾는 평양 주민들이 적지 않습니다.
▶ 인터뷰 : 로은경 / 해당화관 봉사원
- "목욕을 하신 손님들은 여기 4층으로 올라와 체력 단련, 미안(미용), 안마를 비롯한 여러 가지 봉사를 받을 수 있습니다."
평양 창전거리에는 고급 아파트도 등장했습니다.
거실과 부엌 살림살이가 전혀 궁색해 보이지 않습니다.
김정은 집권 이후 북한이 부분적으로 자본주의 경제를 도입하면서 새로운 부자 계층이 늘고 있다고 탈북자들은 전하고 있습니다.
'돈주'라고 불리는 이들은 돈놀이를 하거나 생필품을 사고팔아 큰돈을 벌어들이고 있습니다.
돈주들은 장마당으로 불리는 북한 생필품 시장을 지탱하기도 하지만, 김정은 체제에서 운영되는 시장의 자금흐름에도 기여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박정진 /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국가가 최소한의 통제를 하면서 이들(신흥 부유층)의 공식 직장으로부터 일정 부분의 세금 같은 걸 가져가게 되고요."
최근 북한 당국이 돈주들을 견제하는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습니다.
북한 중앙은행은 이달 초 주민들의 신용카드 사용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돈주들의 숨은 돈을 끌어내려는 조치로 풀이되는데 자칫 돈주들의 지하 경제가 북한 경제를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북한 당국의 판단도 이 같은 결정의 배경이 된 것으로 보입니다.
MBN뉴스 강호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