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이 제발로 깊은 수렁속으로 걸어들어가고 있습니다.
선거 패배 후 '싸우지 말라고, 계파 싸움 하지 말라'고 수없이 얘기를 해도 도무지 귀에 들리지 않는 모양입니다.
왜 저럴까요?
문재인 대표의 리더십이 문제인지, 아니면 비주류쪽의 흔들기가 지나친 것인지, 둘 다 문제인지 도무지 정신을 차리지 못할 지경입니다.
오늘 아침 새정치민주연합의 4선 이상 중진의원들이 모였습니다.
▶ 인터뷰 : 박병석 /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 " 어떤주제도 없다 그냥 최근에 매우 엄중한 시기이니까 위기의식을 갖고 어떻게 해결해야할지에 대한 의견을 모으는것이죠. (문 대표께는) 말씀 안드렸다 4선이 아니기때문에 4선이상에게만 제가 말했다."
문 대표는 초선이기때문에 이 자리에 초대받지 못했습니다.
문 대표의 운명은 이들 중진 의원들 손에 달린 걸까요?
중진 의원들이 물러나라고 하면 물러나야 할까요?
반대로, 중진 의원들이 문 대표 중심으로 지금 상황을 잘 수습하자고 하면, 비주류가 따를까요?
비주류인 김한길 전 대표가 빠진 가운데 열린 중진 모임에서는 문 대표가 비선을 통해 결정을 하지 않고, 공개적으로 결정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문 대표가 사과하고, 주 최고위원이 복귀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습니다.
사퇴 얘기도 나왔지만, 다시 전당대회를 열 수 없다는 논리에 묻혔습니다.
일단은 문 대표를 재신임한 셈입니다.
그러나 내홍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 같습니다.
새정치민주연합 전남도 의원 52명 가운데 30여명은 사실상 지도부의 책임론을 꺼냈습니다.
김한길 전 대표와 호남 의원들의 집단 반발은 문 대표로서는 버텨내기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 김한길 /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4월 30일)
- "이겨야 하는 선거를 졌습니다. 총선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다들 걱정이 큽니다. 저도 고민이 깊습니다.
평의원 일부에서는 전당대회 소집 얘기가 돌고 있습니다.
지도부를 새로 뽑자는 겁니다.
전당대회를 열면 만사 해결될까요?
또 주류와 비주류가 나눠져 싸우고 흔들기를 하지 않을까요?
불보듯 뻔합니다.
주 최고위원이 복귀하지 않는 한 갈등은 진행형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복귀는 쉽지 않을 듯 보입니다.
문 대표와 갈등이 더 커지고 있습니다.
▶ 문재인 /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0511)
- "주승용 최고위원이 참석하지 않은 그 빈자리가 큽니다. 선당후사 마음으로 당을 위해 함께 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 주승용 /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
- "사퇴에 대한 원인이나 요구에 대해선 응답하지 않고 무시하고, 최고위원회 참석하는 것이 '의무'라고 압박하는 것이 맞는 것입니까? "
갈등의 씨앗은 또 있습니다.
정청래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 여부입니다.
정 최고위원은 어제 주승용 최고위원을 찾아 여수로 내려갔습니다.
▶ 인터뷰 : 정청래 /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어제)
- "제가 모든 걸 떠나서 인간적으로 미안하다고 말씀드렸고, 정청래 의원 사과를 받아들이겠다, 여기까지 멀리 내려와서 고맙다, 만나야 하는데 언론들이 많이 와서 진을 치고 있으니 만난 걸로 하자, 미안하다 여기 못 와서, 잘 올라가라 이렇게 (주승용 의원이) 얘기했습니다."
▶ 인터뷰 : 정청래 /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어제)
- "(문재인 대표와도 사전에 얘기를 했나?) 어젯밤에 제가 여수에 내려가겠다는 결심을 전했고, 문재인 대표가 저희 지역(마포)에 오셨어요, 그런 결심을 해 줘서 고맙다, 그게 다입니다."
주승용 최고위원은 정 최고위원의 사과를 수용했지만, 복귀할 의사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별개로 새정치연합 평당원 10여명은 정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요구서를 윤리심판원에 전달했습니다.
윤리심판원장인 강창일 의원은 비주류입니다.
문재인 대표는 정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는 윤리심판원의 일이라며 거리두기를 했습니다.
그러나 비주류는 중징계를 요구하고 있고, 범주류는 당내 화합을 위해 징계를 하지 말자는 입장이어서 문 대표가 어떤 식으로든 결정을 해야 합니다.
비주류인 강 원장이 중징계를 내리고, 문 대표가 징계를 반대할 경우 다시 갈등이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지금 새정치민주연합에는 선장이 없습니다.
여기저기서 불협화음이 터져나오고, 이를 수습할 강력한 카리스마를 가진 인물도 보이지 않습니다.
무능한 지도부는 사분오열됐습니다.
이런 지도부를 비주류는 마치 먹잇감을 만난 듯 사정없이 물어뜯고 있습니다.
정말 당을 위한 걸까요? 아니면 자
국민 눈에 이들의 행동이 어떻게 비칠지 생각해봤을까요?
스스로 진흙탕 싸움판으로 들어가는 새정치민주연합을 보면서, 과연 내년 총선과 대선 승리를 기대할 수 있을까요?
김형오의 시사 엿보기였습니다.
[김형오 기자 / hokim@mbn.co.kr]
영상편집 : 신민희 PD, 이가영 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