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청된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은 북한 군부에서 황병서 총정치국장에 이어 두번째 서열의 인사다. 인민무력부장은 남한의 국방부 장관에 해당한다.
현 부장은 17세인 1966년 입대해 50년간 인민군에서 성장했다. 2010년 9월 인민군 대장에 오른 후 김정은이 집권하자 군부 1인자로 통하던 리영호의 뒤를 이어 2012년 7월 군 총참모장 겸 차수로 초고속 승진했다. 2012년 10월 대장으로 강등되고 2013년 5월 총참모장에서도 물러나며 주춤했으나 지난 해 6월 다시 인민무력부장으로 화려하게 복귀했으며 지난 해 9월에는 북한 최고 권력기구인 국방위원회 위원 자리도 꿰찼다.
현 부장은 김정은 체제를 이끄는 ‘빨치산 2세대’의 핵심 인사로 지난 해 7월 김 위원장의 김일성 주석 사망 20주기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일정을 비롯해 각종 군사훈련 시찰과 행사 참석 등에 밀착 수행했다. 올 들어서는 김 위원장의 1~3월 육·해·공군 훈련 참관에 동행했으며, 4월 13∼20일에는 인민군 대표단을 이끌고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진행되는 ‘국제안전에 관한 토론회’에 참가했다. 지난달 25일에는 군 창건 83주년을 맞아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등과 함께 김일성·김정일 부자의 시신이 있는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 김 위원장이 주재한 조선인민군 제5차 훈련일꾼대회에서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을 사이에 두고 김 위원장과 나란히 앉은 모습이 노동신문에 보도되기도 했다.
국정원은 김정은 집권 이후 총살한 간부가 70여명에 달한다고 파악했다.
현영철 인민무력부장과 함께 마원춘 국방위원회 설계국장, 변인선 군 총참모부 작전국장, 한광상 노동당 재정경리부장이 숙청됐다. 2013년 11월 김 위원장의 고모부인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이 숙청되면서 문경덕 평양시당 책임비서, 리영수 당 근로단체 비서 등이 제거됐다. 지난 해 10월에는 이송길 해주시당 책임비서 등이 한국 드라마 시청 등의 죄목으로 처형된 것으로 전해졌으며 지난 달에는 차관급인 임업성 부상과 국가계획위원회 부위원장, 은하수 관현악단 총감독 등이 숙청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이 공개한 ‘북한 내부 특이동향’ 자료에 따르면 김정은 집권 이후 총살 간부는 2012년 3명, 2013년 30여명, 2014년 31명, 올해 8명이다. 국정원 관계자는 “장성택, 이영호와 같은 최고위급 간부는 물론이고 중앙당 과장이나 지방당 비서 등 중간 간부들까지 처형했다”며 “반당·반혁명 종파행위, 간첩죄뿐만 아니라 김정은 지시와 정책추진 관련 이견 제시나 불만토로, 심지어 비리, 여자 문제 등에 대해서도 처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처형 방식도 갈수록 잔혹해지고 있다.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은 평양 인근의 순안 강건종합군관학교 사격
[이진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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