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혼란스러운 행동에는 현영철 숙청 등 불안한 내부사정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반 총장의 방북을 논의한 유엔채널·외무성과 달리 군부 강경파의 반발이 있었을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이기종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달 30일로 추정되는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의 숙청.
어제(19일)는 모든 주민들이 볼 수 있는 공식 매체를 통해, 김정은이 격노한 모습을 이례적으로 공개했습니다.
▶ 인터뷰 : 조선중앙TV
- "김정은 동지께서는 공장에서 위대한 장군님의 업적을 말아먹고 있다고 하시면서…. "
이 같은 공포정치의 확산으로 고위 간부들의 충성경쟁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입니다.
유엔 뉴욕채널을 통해 북한 외무성이 주도한 반기문 총장의 방북 결정이 막판에 뒤집힌 것도 강경파의 목소리가 커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그러나 북한이 처음부터 반 총장의 방북을 확정하지 않고 저울질해왔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 인터뷰(☎) : 임을출 /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핵문제나 남북 간의 문제와 관련해서 자신들이 원하는 현안을 해결할 가능성이 작다는 실리적 판단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국가 정상급인 유엔수장에 대한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이지만, 북한은 김정은의 러시아 방문 결정을 번복하는 등 얻을 게 없다는 판단이 내려지면 외교 결례도 불사했습니다.
또, 한반도 평화메신저를 자처한 반 총장의 방북을 불허하면서 남북 간 대화에 나설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MBN뉴스 이기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