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여당의 차기 원내사령탑이 누가 될지 어느 때보다 관심이 뜨겁습니다.
유승민 전 원내대표의 사퇴 과정이 청와대와의 갈등,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비박근혜)계간의 충돌 등을 겪었고 박근혜 대통령과 정책적 주파수가 맞지 않은 원내지도부의 '경질' 성격이었던 탓에 차기 원내대표의 컬러가 조명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당규상 원내대표가 임기 중 사퇴 또는 사고로 인해 궐위되면 그 날로부터 7일 안에 의총에서 새 원내대표를 선출해야 합니다. 늦어도 15일까지입니다.
유 전 원내대표와 러닝메이트였던 원유철 정책위의장도 함께 물러나는 만큼 정책위의장도 새로 뽑힙니다.
지금으로서는 당내 갈등을 조기에 수습하려면 '표 대결'을 해야 하는 경선보다는 '합의 추대' 방식으로 후임자를 선출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합니다.
김무성 대표도 당의 화합을 내세워 차기 원내대표를 추대 방식으로 정해야 한다는 뜻이 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표 대결로 갈 경우 친박(친박근혜)과 비박(비박근혜)계 세력이 또다시 충돌할 수밖에 없고, 이렇게 되면 이번 '유승민 사태'로 불거진 계파 간 내홍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입니다.
따라서 친박계와 비박계 인사를 두루 어우를 수 있는 계파 색이 강하지 않는 인사를 중심으로 차기 새누리당 원내대표 하마평이 나옵니다.
무엇보다 1년도 채 남지 않는 내년 20대 총선의 승리를 위해 당의 취약 지역인 수도권·충청권 중진 의원이 원내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습니다.
먼저 수도권 4선의 심재철(경기 안양 동안을) 의원이 조만간 공식 출마 선언을 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4선의 이주영(경남 창원을) 의원과 3선의 정우택(충북 청주 상당) 주호영(대구 수성을) 의원도 유력한 후보로 거론됩니다.
해양수산부 장관에서 물러난 뒤 친박 주류 측과 손을 잡는 모습을 보였고 지난 경선에서 유 전 원내대표에게 패했던 이 의원을 후임으로 주목하는 분위기가 친박계내에서는 있습니다.
그러나 현 국면에서 친박계가 내세우는 주자로 꼽히는 점은 비박계의 비토를 촉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단점이 될 수 있습니다.
최고위원을 지낸 경험이 있는 친박계 중진의 정우택 의원의 경우 충청권 지지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비박계 인사들과 사이가 멀지 않다는 것도 강점입니다.
주호영 의원의 경우 친이(친이명박)계로 분류되는 인물이지만, 직전 원내지도부에서 정책위의장으로서 이완구 원내대표와 호흡을 맞춰 친박계와도 관계가 원만합니다.
지난 5월 말까지 대통령 정무특보를 지내 청와대와의 소통에도 합격점이란 평가가 나옵니다.
4선의 정병국 의원과 3선의 장윤석 의원의 이름도 오르내립니다.
일각에서는 정책위의장에서 물러나는 원유철 의원의 이름도 거론됩니다. 특정 계파로 분류되지 않는 점도 장점으로 꼽히지만, '유승민 사태'의 한 축이었다는 점은 부담입니다.
원내대표 후보로 거론되는 이주영 정병국 의원은
현재로서는 원내대표 추대론이 우세하긴 하나 이날 의총에서 비박계 의원 중 유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를 표결로 정하자는 주장이 있었던 만큼, 비박계 후보를 내세워 경선으로 차기 원내대표를 선출하자는 목소리도 일각에서 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