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중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의 조속한 비준과 발효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양국 정상은 2일 정상회담을 열고 자유무역협정 발효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협력, 위안화 평가 절하 등 양국간 주요 경제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리커창 중국 총리와 만나 구체적인 경제 현안에 대해 폭넓은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간 가장 관심을 끈 현안은 한중 FTA 발효 문제다. 한·중 FTA는 양국 정부가 작년 11월 ‘실질적 타결’을 공식화한 뒤 현재 국회 비준과 발효를 앞두고 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는 지난달 31일 양국의 FTA 비준동의안을 상정해 심사에 착수했기 때문에 올해 안에 비준동의안이 통과되면 내년 1월부터 공식 발효될 가능성이 높다. 중국도 현재 국무원에서 FTA를 심사중이어서 양국이 국내 절차를 마치는 대로 발효가 예상된다.
한중 FTA로 인한 경제적 효과에 대한 기대감은 상당히 높다. 시진핑 주석은 지난 6월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에서 “중국은 이미 한국의 최대 무역 파트너로서 양국 FTA는 통상관계의 비약을 이끌 것”이라고 밝혔고, 박근혜 대통령도 시 주석에게 답한 친서에서 “한중 FTA는 양국의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한층 심화시키는 역사적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한국의 1위 교역대상국이다. 한국의 수출액 중 4분의 1이 중국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지난달 한국의 수출은 전년동월대비 14.7% 감소해 비상등이 켜졌지만 중국으로의 수출비중은 6월(24.3%)과 7월(24.0%)보다 오른 27.5%를 기록할 정도로 한국 수출의 대중의존도는 막대하다.
한중 FTA가 발효되면 수출은 발효된 첫해에 13억5000만달러, 수입은 13억4000만달러가 늘 것으로 예상된다.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은 이와 관련해 “국회 비준이 하루 늦어질수록 약 40억원의 손해가 난다고 볼 수 있다”고 최근 언급하기도 했다.
박근혜정부가 한중 FTA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중국 소비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소비시장 규모는 2013년 4조7000억달러에서 올해 5조7000억달러로 1조달러 늘었고, 이같은 속도라면 2020년에는 9조9000억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중국과 한국, 일본과 더불어 동남아시아국가연합 등 16개국이 참여하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의 타결도 가시권에 들어선 만큼 양국이 협력하자는 데 의견을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은 또 최근 중국발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에 대해 대응책에 대해서도 상호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이 계속 위안화 가치를 평가절하를 이어가 본격적인 글로벌 환율 전쟁이 벌어진다면 한국 경제도 어려움에 빠질 수밖에 없다. 중국 정부가 자국 경제를 부양하기 위해 화폐가치를 떨어뜨리고 금리까지 인하하는 등 부양책을 내놓았지만 이런 조치들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면 수출을 절대적으로 중국에 의존하는 한국은 직격탄을 맞게 된다.
한중 정상이 양국간 금융시장 안정화 수단을 논의하는 한편 양국 금융당국간 협의를 강화하기로 합의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양국 정상은 위안화 평가절하가 촉발할 수 있는 글로벌 금융시장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한국과 중국이 협조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날 양국 정상은 올해 말 중국 주도로 출범할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대한 실질적인 협력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정부는
[박윤수 기자 / 김유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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