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는 3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정부의 4대 개혁에 맞서 경제민주화와 재벌개혁을 역설하며 야당 나름의 경제성장론을 제시, 맞불을 놓았다.
이 원내대표는 처음으로 행한 이날 대표연설에서 지금의 한국경제를 대기업과 중소기업, 기업과 노조가 양극화된 ‘약탈적 경제생태계’라고 규정하면서, ‘상생의 경제생태계’ 마련을 위한 대안으로 ‘경제민주화 시즌2’를 제안했다.
특히 이 원내대표는 경제민주화 시즌2가 ‘분배’만을 위한 것이 아닌 새로운 성장동력이라는 점을 부각시키면서, 경제정책의 대전환을 호소했다.
그는 “재벌해체나 경영권 박탈이 목표가 아니다”라며 “세계에서 유례없는 재벌체제에서 소유와 경영을 분리해, 대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건강성을 회복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성장’을 도외시하며 ‘분배’를 강조홰왔던 야당에서 ‘경제민주화 시즌2’를 동력으로 한 ‘성장’을 강조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
그는 야당이 고수해온 보편적 복지와 관련해서도 “저출산·보육·교육은 보편적 복지로, 평생교육·인생이모작 등 분야는 선별적 복지로 구성해야 한다”고 절충안을 내놨다.
물론 이 원내대표는 재벌개혁의 중요성을 우선적으로 꼽았다.
그는 “정부는 4대 개혁을 추진하지만, 재벌개혁부터 이행해야 한다”며 “재벌은 고도성장의 결과이자 주역이지만, 최근 재벌과 대기업의 행태는 경제의 불안요소로 자리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대차그룹의 한전부지 매입, 대한항공의 땅콩회항, 삼성물산 합병 등이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이 크다고 지적했다.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에도 “가족간 재벌싸움으로 경제가 들썩였다. 롯데는 국내기업과 외국기업을 오가며 특혜를 챙겼다”며 “특히 제2롯데월드 특혜는 청문회로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자성의 목소리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우리 정치와 정당이 제대로 서지 못한 것은 국민의 신뢰를 잃었기 때문”이라며 “저부터 반성한다”고 말했다.
청와대나 여당을 향해서도 ‘잘한 일’에 대해서는 이례적으로 높이 평가하며 과거의 야당 모습과는 다른 ‘열린 태도’를 보였다.
이 원내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이 제시한 ‘창조경제’에 대해 “동의한다”고 인정하고, 고위급 접촉 타결을 이끈 박 대통령을 향해 “인내와 결단에 박수를 보낸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에 대해서도 “여당 대표가 재벌개혁 필요성을 피력한 것에 감동했다”며 “정기국회에서 손을 잡고 재벌개혁 성과를 내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일부 이슈에 대해선 여권의 견제세력으로서 존재감을 부각시켰다.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와 관련, 이 원내대표는 “대통령에 의해 의회주의가 뿌리째 뽑혔다”고 비판했고, 여당 의원연찬회에 참석했던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의 ‘총선필승’ 건배사 논란에 대해선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 원내대표는 연설 후 기자들과 만나 전날 김 대표가 노조를 강력히 비판한 것을 두고도 “모든 일에는 원인과 결과가 있다. 쇠파이프 (얘기가) 등장하면 쿠데타와 폭력이 함께 논의돼야 한다”며 “한 편을 보고 다른 한 편을
이어 “김 대표의 연설은 대처리즘을 거론하거나 많은 부분을 노동시장(노동개혁)에 할애해 그것이 마치 청년일자리의 근원적 처방인 것처럼 한 것은 실망스러웠다”고 비판했다.
[매경닷컴 디지털뉴스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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