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실무접촉을 보면 남북 협상패턴이 확 바뀐 걸 알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접촉과 결렬을 반복하며 며칠씩 걸렸지만, 최근에는 '끝장 협상' 형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어떤 의미일까요, 박유영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 기자 】
1년 8개월 만에 성사된 남북 적십자 실무접촉은 무박 2일 논의 끝에 합의가 이뤄졌습니다.
적십자 실무협상이 이틀에 걸쳐 이뤄진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지난해 2월 실무접촉 땐 4시간 만에 끝나는 등 과거와 비교해 보면 상당히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옵니다.
팽팽한 기 싸움은 있었지만, 그만큼 양측이 이산가족 상봉에 강한 의지를 가지고 협의에 임했다는 뜻입니다.
특히 북한의 태도 변화와 그에 따라 바뀐 남북 협상 패턴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과거 북측은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는 '벼랑 끝 전술'을 쓰며 며칠을 끌었지만, 이번에는 최소한 판을 깨지는 않았습니다.
지난달 무박 4일에 걸친 김관진-황병서 고위급 접촉 때와 마찬가지로 담판을 낼 때까지 일단 마주하는 겁니다.
다만 이런 방식은 협상이 결렬될 경우 남북 경색 등 후폭풍이 거셀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 인터뷰 : 박정진 /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 "대화 상태가 문제 해결로 연결되지 않는 걸 피로패턴이라고 하는데, 며칠간 대치만 연결되고 실패로 끝나면 오히려 회담 안 하는 것보다 심한 상태로…."
새로운 협상 패턴이 의미있는 합의를 계속해서 이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MBN뉴스 박유영입니다.
영상편집 : 이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