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월 총선을 반년 앞둔 집권여당의 공천룰을 둘러싼 내홍이 깊어지는 가운데, ‘공천룰 논의 특별기구’ 신설을 발표하고도 일주일째 구성조차 못하는 김무성 대표의 리더십이 당내에서 도마에 오르고 있다. 특히 특별기구 구성이 계파 충돌로 비화되자 김 대표가 위원장으로 점찍어뒀던 황진하 사무총장 조차 ‘구성 논의 올스톱’이라고 두 손을 든 상태다. 이에 소속의원들 사이에선 김 대표의 리더십에 의문 부호가 찍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드리워지는 분위기다.
황 사무총장은 오전 당 최고중진연석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오늘 특별기구에 대한 논의는 거의 없었다”며 “8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올릴 기구 구성안도 따로 마련하지 않았다. 구성 논의가 무산된 그때 그 상태(5일)에서 상황이 스톱됐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당내 논의 없이 여야 대표가 협의해 발표한 안심번호 공천제 추진에서 한발짝 물러서며 “특별기구를 조속히 만들어 국민공천룰을 만들겠다”고 밝힌 김 대표의 의지와는 사뭇 다른 모양새다 .
김 대표가 친박계의 공세에 맞대응을 못한다는 지적이 확산되면서, 일부 비박계 중진의원들은 최고위원회의 자체를 비판하고 나섰다. 정병국 의원은 이날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당의 의제를)조절·조율하는 최고위가 당원에게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인다”며 “국민뿐만 아니라 당원까지 실망시키는 모습을 어떻게 봐야하나”라고 지적했다. 친박계 목소리 일색으로 힘의 균형이 기울어진 것처럼 비춰지는 최고위를 비판한 것이다. 그러나 이런 지적에도 김 대표는 계속 소극적인 태도를 일관했다.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난 김 대표는 특별기구 구성에 대해 “이야기 안 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당내에선 청와대·친박계와 부딪힐 때마다 충돌을 피한 김 대표가 이번에도 비슷한 행보를 보일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지난해 ▲상하이 개헌 논란 ▲박세일 여의도연구원 원장 임명 파동 ▲올해 국회법 파동 및 유승민 전 원내대표 거취 논란 등 파열음이 일어날 대마다 한 수 접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당내에선 친박계와 맞설 김 대표 세력이 그다지 확실치 않다고 보기도 한다. 김 대표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김학용 대표비서실장과 김성태 의원을 중심으로 장윤석·박민식·권은희 의원 등 비박계 인사들이 공천제를 둘러싼 김 대표의 입장을 지원사격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외의 비박계 의원들은 공천제를 둘러싼 입장표명에는 대체로 소극적인 모습이다. 이는 비박계 의원들의 입장을 하나로 모을 단일 ‘창구’의 역할을 할 중간 구심점 인사가 없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일각에선 김 대표가 그간 수차례 강조해온 ‘당·청은 한 몸’이라는 생각 때문에 분란을 막기위해 고육지책을 펴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이에 대해 중도성향의 한 의
[김명환 기자 / 오신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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