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행 비행기에 오른 박근혜 대통령의 가방에는 경제현안이 수북히 담겼다.
한국으로 편중된 미국과의 무역불균형이 첨예한 쟁점인 가운데, 한국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참여를 미국 측에 타진할 지도 관심이 쏠린다. 첨단산업에서의 경제적 협력, 온실가스 자발적 감축 등도 박 대통령의 방미에서 지켜볼 관전포인트로 거론된다.
박 대통령 방미의 경제 키워드는 통상과 무역, 두 가지로 압축된다. TPP가 지난 5일 타결된 뒤 열리는 양국의 첫 정상회담인 만큼 무게감이 남다르기 때문이다. 사실상 TPP 참여로 한국 정부의 무게중심이 이동하면서 오바마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미국 측의 협조를 사전에 당부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작년 4월 한국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한국 측의 TPP 관심표명에 대해 환영 입장을 밝혔다. 양국 정상은 긴밀히 협력한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TPP 타결이 공식선언된 뒤 열리는 이번 회담에서 박 대통령은 한국정부 입장을 미국 측에 전달하고 협조를 당부할 것으로 보인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도 지난 11일 미국 CNBC와의 인터뷰에서 “원산지 누적 허용 등 규범이 포함돼 있는 만큼 한국이 가입하는 게 유리하다고 본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하지만 문제는 한미 양국 간의 무역불균형이다. 미국 상무부의 국제수지 기준 국가별 무역현황을 보면 한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되기 전인 2011년 54억달러였던 미국의 대한국 무역적자는 2012년 77억달러, 2013년 93억달러, 작년 133억달러로 늘고 있다. 미국 내부에서도 한·미 FTA를 ‘실패한 무역협정’으로 규정하는 분위기가 남아 있어 이번 회담에서 TPP 이슈가 떠오를수록 양국간 무역불균형이 발목을 잡는 모양새가 될 수 있다.
첨단산업에서의 양국 협력도 이번 방미의 핵심 현안이다. 박 대통령은 14일 오후(현지시간) 미항공우주국(NASA) 고다드 우주비행센터를 방문하고, 한·미 첨단산업 파트너십 포럼에도 참석해 비즈니스 협력을 강화한다. 이번 방미 경제사절단 규모가 166명으로 지난달 초 중국방문시 159명을 넘어서는 것만 보더라도 양국간 비즈니스 협력에 대한 의지를 읽을 수 있다. 사절단에는 엔지니어링, 우주, 바이오, 에너지신사업, 보건의료 등 최첨단 고부가가치 분야의 관계자들이 포진돼 있다.
기후변화 대응도 양국간 경제적 현안으로 심도있게 논의될 전망이다. 올해 12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김유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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