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13일 미국 순방길에 오른 박근혜 대통령을 환송하면서, 당내 공천룰 갈등과 관련해 박 대통령에게 화해의 손길을 내민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 대표는 이날 오후 5시 워싱턴으로 떠나는 박 대통령을 배웅하기 위해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을 찾았다. 원유철 원내대표도 함께 박 대통령을 환송했다. 이날 방미 직전 수석비서관 회의를 열어 “노동개혁을 비롯한 4대 개혁과 경제활성화 등의 국정현안들과 하루 손해 규모가 40억원에 달하는 한·중FTA 비준을 빨리 통과시켜달라”고 강조한 박 대통령은 여당 투톱을 만나 주요 현안에 대한 국회 처리를 신신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 대표는 지난달 25일 대통령이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방문길에 오를 때와 지난달 30일 귀국할 때 환송·영접행사에 모두 참석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공천룰을 둘러싼 당·청갈등 때문에 김 대표가 불참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공천 문제가 불거지기 전인 지난달 2일 박 대통령의 방중 때와 올해 초 중동 4개국 순방 때는 김 대표가 청와대 관계자들과 함께 공항에 배웅나갔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그동안 외국 가실 때마다 나갔고, 지난번에는 특수한 사정이 있어서 못갔을 따름”이라며 “(외국에) 가실 때는 데이 타임(낮), 오실 때는 나이트타임(밤)이기 때문에 오실 때는 안나가는 게 관례였다. 새벽 4시에 오시는데 어떻게 나가느냐”고 해명했다.
하지만 김 대표의 이번 환송은 갈등 해소를 위한 제스처라는 분석이 많다. 김 대표가 지난 11일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과 만나 당내 공천룰 을 논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18대 국회에서 현 수석과 함께 ‘민본21’활동을 했던 새누리당 의원들이 현 수석과 당청 현안에 대해 의견을 주고 받는 식사자리에 예고없이 방문한 김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자택 근처에서 식사를 한다기에 30여분간 의견을 나눴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현 수석은 “공천특별기구위원장 인선을 두고 이주영 새누리당 의원에 대해 논란이 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고, 김 대표는 반론을 펴지 않고 현 수석의 얘기를 경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립각을 세우기보다는 ‘숙고 중’이라는 김 대표의 입장을 여실히 드러낸 셈이다.
하지만 공천특별기구 위원장 인선을 놓고 형성된 갈등 양상은 여전한 것으로 파악된다. 13일 국회 본회의 중 김 대표는 원 원내대표와 밀담을 나누면서 “아직 더 기다려봐야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홍문표 새누리당 사무부총장도 매일경제와의 통화에서 “위원장 인선은 아직 접점을 못 찾고 있다”면서도 “물망에 오르는 이주영 의원과 황진하 사무총장은 모두 친박계인데 마치 성골·진골싸움으로 비쳐서 아쉽다”고 말했다. 당사자인 이주영 의원도 고사의 뜻을 내비치고 있다. 이 의원은 매일경제와 만나 “지금 (공천 특별기구는) 흠집이 나서 누가 맡더라도 색안경을 끼고
[이상덕 기자 / 김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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