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이산가족 1차 상봉단이 가족들을 만나기 위해 금강산으로 출발했습니다.”
20일 오후 1시 서울 양천구 목동 이대병원 1층 대합실. 남북 이산가족 상봉 소식을 전하는 뉴스가 병원 내에 울려퍼지자 환자들이 하나둘 씩 TV 화면 앞으로 몰려들었다. 병원을 나서는 환자들도 발걸음을 멈추고 TV 쪽에 일제히 시선을 고정했다.
남북 이산가족 상봉 소식에 많은 시민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중년의 딸과 함께 병원을 찾은 박금선 할머니는 TV뉴스를 보면서 “잘됐다, 정말 잘됐다”라고 되뇌었다. 박 할머니는 “우리 세대는 이산가족이라는 말만 들어도 너무 슬프고 눈시울이 붉어진다”며 화면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그는 “이북에 두고 온 부모형제가 얼마나 보고싶을까를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진다”며 “남한 정부가 이산가족 상봉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정말 잘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정선씨(58·여)는 “남북 분단이 70년이 되어서 이제 대부분 이산가족들이 100살 가까운 고령이 되신 분이 많다”며 “돌아가시기 전에 자주 가족들의 얼굴을 볼 수 있도록 이산가족 상봉이 정례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실향민들과 관련단체는 떨어진 가족들이 만날 수 있는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정기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20일 진행된 남북 이산가족 상봉을 두고 백남진 이북5도 위원장은 “이산의 한을 풀기에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 숫자지만 그동안 단절됐던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진 것을 환영한다”며 축하했다. 이어서 “이번 상봉을 통해 정례화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기대를 밝혔다. 이성삼 이북도민중앙연합회 사무총장도 “이번 일을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인터넷과 SNS 등지에서도 시민들은 이산가족 상봉을 향한 따뜻한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상봉 소식을 알려지자 시민들은 “어서 빨리 통일이 되어 가족의 생사도 모른채 마음 아파하던 이산가족이 더는 없길 바란다”, “이럴 때마다 분단국가라는 냉엄한 현실에 슬프다” 등 이산가족의 아픔에 공감을 표했다.
한편 이산가족 상봉만으로는 차가워진 남북관계가 바로 개선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있었다. 10여
[서태욱 기자 / 안갑성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