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의 중진이자 동교동계 좌장격은 박지원 의원은 문재인 대표에 대해 “지금처럼 당권도 대권도 혼자 독식해 자기 혼자 달려서 일등을 하면 (대권) 본선에서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새누리당의 김무성 대표에 대해서는 “녹녹지 않은 분이다. 공천은 그렇게 좀 적당하게 하더라도 총선 후에는 엄청난 폭풍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해 총선 이후 본격적인 홀로서기를 할 것으로 전망했다.
박지원 의원은 21일 MBN 뉴스앤이슈에 출연해 여야 당대표인 문재인·김무성 대표에 대해 지적과 조언을 했다.
그는 문 대표가 당권과 대권을 독식한다고 지적하며 “문재인을 위한 길도 아니고 당을 위한 길도 아니다. 문 대표 스스로 (해법을)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김 대표가 최근 한국사교과서 국정화에 앞장서는 것에 대해 “살아남기 위해 박근혜 대통령에게 꿇어 주는 것은 좋은데, 역사를 부정하는 것에 앞장서는 것은 결코 대권 가도에 플러스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하 일문일답.
-문재인 대표체제 새정치연합, 지금처럼 하면 정권교체가 될 수 있을까.
▶문재인 대표가 훌륭한 정치인이기 때문에 당권보다는 대권 가도로 가서 열심히 국민 속에 파고 들어라. 그러면 우리당에 손학규, 박원순, 안철수, 김부겸 이런 분들이 있지 않나. 이런 분들과 강하고 세게 경쟁을 해서 국민들에게 인정을 받고 당원들에게 검증을 받는다면 거기에서 선출되는 대통령 후보면 우리가 정권교체를 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지금처럼 문재인 대표가 당권도 대권도 혼자 독식해서 마라톤 코스를 정해 놓고 자기 혼자 달려서 일등을 한다고 하면 후보는 될 수 있어도 본선에서는 어렵지 않겠나 이렇게 보고 있다.
-총선을 문재인 대표 체제로 치르면 안 된다는 건가.
▶민심은 현재 그것을 원하고 있고, 우리 당원들도 많이 원하고 있다. 그 길(현재처럼 당권 대권을 독식하는 것)이 문재인을 위한 길도 아니고 당을 위한 길도 아니다 그런 것을 얘기하는 거다.
이런 결정은 당 대표이기 때문에 문 대표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 지금 일부에서 이야기하는 통합 전당대회 개최, 그것은 굉장히 좋은 의견이고 제일 좋은 길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손학규 천정배 박주선 이런 분들이 통합 전당대회에 참여하지 않는다. 문재인 대표도 당대표 경선에 안 나올 것이다. 그러면 반쪽 전당대회가 된다. 정치는 이상론도 좋지만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한 것을 국민과 당원 앞에 제시해야 한다.
-문 대표가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는 것 말인가.
▶글쎄 그건 문재인 대표가 알아서 할 일이다. 내가 말해서 한다고 하면 일찍 말해 줬을 것이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한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에 선봉장이 된 듯하다.
▶김무성 대표는 저와 파트너였다. 그 분은 상도동 김영삼 대통령 밑에서 정치를 시작했고 나는 동교동 김대중 대통령 밑에서 정치를 시작했다. 김영삼 정부 내무부 차관 할 때부터 나와 잘 알았다. 훌륭한 정치인이다.
지난번 유승민 전 원내대표 (청와대가) 찍어 낼 때 저는 김무성 대표가 지켜줄 걸로 기대했다. ‘만약 유승민 찍어내면 다음은 유(you) 너다‘라고 얘기를 했는데 불행히도 그러한 것이 맞아 돌아가고 있다.
그러니깐 김 대표로써는 현재 대권 후보를 바라보고 있고 카리스마 있는 박근혜 대통령 밑에서 대표직을 지키기 위해서 어느 정도 정치 공학적으로 꿇어주는 것도 이해가 된다.
그러나 상당히 강한 보수 우파로써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해 앞장서는 것은 지나치게 국민들에게 실망을 줄 것이다. 공천권 행사나 기타 부분에서 살아남기 위해 박 대통령에게 꿇어 주는 것은 좋은데, 역사를 부정하는 것에 앞장서는 것은 결코 대권 가도에 플러스가 되지 않을 것이다.
-지나치게 꿇고 오른쪽으로 가는 것은 옳지 않다는 건가.
▶김무성 대표의 대통령 후보 적합도 조사를 보면 박근혜 대통령을 한번 치받으면 올라간다. 그런데 또 고개를 숙이면 내려간다. 그래서 앞으로 적절하게 배합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나는 확신한다. 유승민 찍어내기 했을 때 제가 맨 먼저 ‘박근혜 대통령이 자기 공천권을 확보하려 한다’고 말했다. 지금 공천권이 비박은 끽 소리 못하고 친박으로 다 넘어가고 있지 않나.
그렇지만 김무성 대표도 녹록하지 않은 분이다. 공천은 그렇게 좀 적당하게 하더라도 총선이 시작되고 총선 후에는 엄청난 폭풍이 일어날 것이다. 김무성 대표를 그렇게 간단하게 보면 안 된다.
-일단 총선까진 이렇게 있다가 총선 후에는 진정한 대선 주자 면모를 보일 것이라 보는가.
▶그렇게 본다. 정치공학적으로 여러 가지를 잘 알고 있는 김무성 대표다.
-유승민 전 원내대표는 핍박 받는 모양새였다가 본인은 100% 공천을 확신한다 이렇게 말했다. 문재인 대표 요즘 상당히 입이 강해졌다. 만약 박 의원에게 공천을 안 준다면 어떻게 할 건가.
▶나한테 그럴 일은 없다. 문 대표가 저한테 전화를 했고 조국 교수도 SNS와 언론을 통해서 박지원은 해당되지 않는다라는 식으로 얘기를 했다.
어쨌건 내 문제로만 국한해서는 안 된다. 나는 유승민 전 원내대표가 그렇게 찍어내기를 당할 때 ‘앞으로 정치 생명을 위해서 또 큰 정치인으로써 한번 저항해야 한다. 절대 그렇게 숨죽이면 미래가 없다’ 이렇게 말했는데, 요즘 조금 목소리를 내는 걸 보면 역시 유승민 전 원내대표도 훌륭한 정치인 길로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내 문제에 대해서 걱정하지 않는다. 어떻게 됐든 나는 김대중 대통령 세력을 대표하는 사람이고 호남 정치세력을 상징적으로 대표하고 있는 사람이다. 지난 2월 문재인 대표와 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에서 비록 3.5%포인트 차로 패배하긴 했지만 그 저간의 내용을 제가 말하지 않더라도 국민과 당원들은 알고 있다.
그래서 나는 제 개인의 문제를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최종 혁신을 생각한다. 최종 혁신은 정권교체이기 때문에 그걸 위해 총선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것을 내가 강조하는 것이다.
[정리 = 조유미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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