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총선을 5개월여 앞두고 여야 의원들의 출마 지역이 점차 윤곽을 드러내는 가운데, 거물들과 맞붙을 것으로 예상되는 ‘다윗’ 비례대표들이 여럿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야당 비례 대표들의 도전장이 러시를 이루고 있다.
6일 여야 정치권에 따르면 야당 내에서 경제통으로 꼽히는 홍종학 의원은 인천 연수구 출마를 검토 중이다. 이 지역은 사회부총리겸 교육부장관인 5선 황우여 의원의 지역구다. 홍 의원은 6일 매일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중·고교 시절을 보낸 곳이 인천 구시가지이지만, 인구가 많은 지역을 염두에 두고 있고, 그 중 한 곳이 연수구”라며 “정식적인 발표는 차후에 할 것으로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연수구는 중산층 인구의 유입으로 인천 지역에서도 전형적인 새누리당 텃밭으로 분류된다. 그만큼 홍 의원이 출사표를 던지면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 실현될 수 있다.
물론 인천 연수구가 인구 증가로 내년 총선에서 분구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여권 내부에서 이 지역을 노리는 ‘다윗’들이 많기에 만만치 않은 곳으로 꼽힌다. 민현주 전 새누리당 원내대변인(비례대표)이 올 여름 이곳에 전셋집을 마련하며 지역 공략에 돌입했을 뿐만 아니라 민경욱 전 청와대 대변인도 이곳에서의 출마를 저울질 하고 있어서다. 민 전 원내대변인은 “당내 뿐만 아니라 야당에서도 유능한 후보가 인천 연수구 출마를 고려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이 지역이 중요하다는 증거”라며 페어플레이를 예고했다.
10년 이상 중앙 정계에서 이름을 날린 유력 정치인에게 도전장을 내밀려는 곳은 또 있다. 김대중정부 시절부터 당 대표급의 중량감을 가진 박지원 의원의 지역구(전남 목포)에 판사 출신인 서기호 정의당 의원이 출마를 준비 중이다. 서 의원은 최근 목포에 사무소를 개소하며 본격적인 총선 출마 행보에 나섰다. 개소식에는 심상정 당 대표 등 당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해 서 의원에게 힘을 실어줬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박 의원에 대한 지역 내 여론이 예전만 못하다는 점을 노리고 서 의원이 도전장을 던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또 서 의원은 목포에서 태어나 목포고등학교를 졸업한 이 지역 토박이다.
자유선진당 출신으로 현재는 새정치연합에 몸담고 있는 이상민 법사위원장의 지역구(대전 유성)에는 민병주 새누리당 의원이 일찌감치 대전 유성구 당협위원장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재선을 꿈꾸는 중이다. 실제로 민 의원은 지난달 국정감사에서 자신을 소개할 때마다 ‘비례대표 의원’이 아닌 ‘대전 유성구 당협위원장’이라고 말했다. 대전 유성구는 이번 선거구획정에 따라 분구 가능성이 꽤 높은 지역이기 때문에, 전면전을 피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서울에서도 비슷한 구도가 예고된다. 새정치연합 비례대표 최동익 의원이 나경원 새누리당 의원 지역구(서울 동작을)을 노리고 있다. 최 의원은 통화에서 “나는 숭실대학교에서 7년 동안 사회사업학과 학사, 석사를 받았고 이 지역에서만 16년 살아온 토박이”라며 “살고 있는 곳에 나가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최 의원은 “정치인이 매일같이 유리한 곳만 찾아다니며 선거에 나서는 것도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선거는 해봐야 아는 것이지, 강한 후보가 반드시 이기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재선이긴 하지만 적지로 분류되는 호남 지역구(전남 순천곡성)에서 도전 19년 만에 국회의원 뱃지를 따낸 이정현 새누리당 최고위원에겐 김광진
[김명환 기자 / 정석환 기자 / 김강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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