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경제 여건이 갈수록 어려워지면서 민생·경제 문제가 정치권의 주요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내년 총선에 경제 관료 출신 인사들이 대거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특히 여야 정치권도 민생정책 수립과 예산 관련 조정에서 첨병 역할을 할 수 있는 경제전문가들이 절실한 처지이기에 이들의 몸값은 높아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29일 정치권과 관가에 따르면 경제·금융 관료 출신인 권혁세 전 금융감독원장이 최근 경기 성남 분당갑에서 출마를 준비 중이다. 권 전 원장은 분당에 사무실을 낸 데 이어 내달 10일에는 자신이 저술한 ‘더 좋은 경제’ 출판기념회를 열 예정이다. 권 전 원장은 ‘정치의 선진화 없이는 경제개혁이 불가능하다“며 여당 내의 ’행동하는 지성‘이 되고자 출마를 결심했다는 후문이다. 경북고(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TK(대구·경북) 출신인 그는 분당갑 현역인 이종훈 의원과 당내 공천 경쟁을 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경부선 물갈이 차원에서 권 전 원장이 경제전문가인 이종훈 의원의 대항마로 나서는 셈“이라고 말했다. 권 전 원장은 금융정책 및 감독 분야에 정통하고 관료 시절 기획력과 리더십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성남 분당을도 경제관료의 도전이 거세다. 지난해 7·30 재보궐선서에서 고배를 마셨던 임태희 전 의원이 출사표를 던져놓은 상태기 때문이다. 3선 의원을 지낸 그는 재무부 관세국과 재무정책국, 청와대 금융담당 행정관 등 재정·세정·금융 분야를 두루 거친 정통 경제관료 출신이다. 이명박정부에서는 고용노동부 장관과 대통령 비서실장을 역임했다. 역시 이 지역 현역인 전하진 의원과의 경쟁이 예고된다.
지난해 재보선에서 새누리당 공천이 취고된 한상률 전 국세청장도 출마 가능성이 점쳐진다. 충남 태안 출신인 한 전 청장은 국세청에서 조사국장, 서울지방국세청장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다. 공천 취소의 근거였던 비리 의혹은 지난 4월 대법원에서 무죄 선고로 털어냈다.
서울 강남갑에선 재선(17·18대)을 지냈던 이종구 전 의원이 권토중래에 나선다. 재무부 출신인 이 전 의원은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 금융감독원 감사 등을 거친 경제통으로 꼽힌다.
야권에선 이용섭 전 의원의 복귀 가능성이 점쳐진다. 재선 의원(18·19대)인 그는 관세청장, 국세청장, 행정자치부 장관, 건설교통부 장관을 지낸 야권의 대표적인 경제통이다. 지난 6·4 지방선거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광주시장 후보 전략공천에 반발해 탈당하고 의원직을 사퇴한 이 전 의원은 지난 7월 한반도미래연구원 원장직에서 물러난 뒤 본격적인 정치 행보를 재개한 상태다.
지난해 부산시장 선거에서 낙선한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도 야당 쪽으로 출마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 전 장관은 지난달 부산을 방문한 안철수 새정치연합 의원과 만나 국정 현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또 3선의 김진표 전 의원도 수원 지역에서 새정치연합 후보로 내년 총선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재정경제부 출신인 그는 경제부총리와 교육부총리를 지냈다.
이같은 경제 관료들의 정계 도전은 국정 운영에서 경제 분야의 비중이 상당히 높아졌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여권으로선 정부가 추진하는 주요 경제 정책 추진과 입법 지원에 경제통 인사들의 역할이 큰 편이다. 야당으로서도 여권의 경제정책에 대한 비판과 대안 설정에 전문적인 브레인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들 경제 관
[김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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