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열 위기에 내몰린 새정치민주연합의 내부 갈등이 최재천 정책위의장의 사퇴로 더욱 격화되고 있다.
최 정책위의장은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명명한 책임의식으로, 한편으로는 (문재인 대표의) 정치적 결단에 대한 강력한 재촉의 의미로 정책위의장 자리를 내려놓고자 한다”고 밝혔다. 전날 문재인 대표가 “당무를 거부하려면 사퇴하는 것이 도리고 사퇴 안하면 교체해야 한다”고 ‘엄포’를 놓은 지 하루 만에 최 정책위의장이 사퇴를 선언하면서 문 대표에 대한 당내 비주류 반발이 거세지는 모양새다.
최 정책위의장은 “당의 분열과 혼돈에 대한 정치적 책임은 그 누구도 예외일 수 없다. 대표성과 책임성은 비례한다”는 말로 문 대표를 압박했다. 이날 최 정책위의장이 사퇴하면서 새정치민주연합은 당 지도부가 완전히 마비됐다.
당 최고위원 중에서는 오영식 주승용 의원이 사퇴했고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도 사퇴 여부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 이춘석 새정치민주연합 원내수석부대표는 “다 내려놓으면 누가 일할지 참 걱정”이라며 우려를 드러냈다.
최 정책위의장의 사퇴는 문 대표에 대한 반발과 함께 여당과의 한·중 FTA, 쟁점 법안 협상 과정에서 자신을 향한 당내 비난도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날 열린 당 의원총회에서 일부 범주류 의원들은 최 정책위의장을 겨냥해 “당무와 정책을 구분해 대여 투쟁에 집중해야 한다”, “당 신용카드를 쓰면서 당을 흔들어선 안된다”고 비판한 바 있다.
당내 분열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문 대표와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손을 잡아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수도권을 지역구로 삼은 김상희 박홍근 윤관석 의원은 이날 오전 문 대표 집무실을 찾아 ‘문 대표와 안 전 대표가 함께 끝까지 당을 위해서 한신하고 나가야 한다’는 뜻을 전달했다. 반면 권은희 이언주 정호준 의원은 이날 ‘더 이상 구세주는 없다’는 성명서를 통해 “매번 일이 생길 때마다 문재인·안철수 두 대선 주자를 중심으로 홍해바다 갈라지듯 갈라져 싸우는 것도 우리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해주지는 못한다. 우리는 국민적 지지를 받는 문 대표도, 안 전 대표도 우리의 문제를 대신 해결해줄 수는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두 사람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성명서를 공개한 이언주 의원은 “(50대, 재·3선) 선배들께서 당의 문제를 온몸으로 해결하는데 앞장서주시길 바란다”며 “전당대회든, 비상대책위원회든 어떤 형식이든 세대교체형 리더십을 창출하자”고 밝혔다.
당내 의원들의 계속된 반발에 문 대표는 “안 전 대표와 제가 협력하고 힘을 모아야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한다”며 “우리 당의 변화, 총선 승리, 정권 교체를 위해 우리 당에 꼭 필요한 안 전 대표가 당을 떠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밝혔다. 협력 방법에 대해서는 “어떤 방법들이 있을지 계속 의논해나가려고 한다”는 말로 안 전 대표가 제시한 ‘혁신전당대회’에 대한 거부 의사를 완곡하게 드러냈다.
문 대표는 김성수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을 통해 “최재천 정책위의장 사의를 수용한다. 후임 정책위의장을 가급적 빨리 임명할 예정이다”라고 밝히며 당내 수습 작업에 돌입했다.
좀처럼 갈등이 가라앉지 않으면서 안 전
[정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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