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안철수 전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의 전격 탈당으로 야권은 소용돌이속에 빠져들었다. 안 전 대표가 ‘혁신’을 명분으로 제3지대 독자세력 구축 후 범야권 신당 세력 규합에 나설 전망이어서 내년 총선에 메가톤급 파장을 미칠 전망이다. 연내 최대 20~30명명 규모의 동반 탈당 전망이 나오는데다 이날 천정배 의원이 이끄는 (가칭)국민회의 창당 발기인 대회까지 겹치면서 야권 재편의 움직임이 가속화되는 형국이다. ‘대권주자가 없다’는 결정적 한계를 걱정했던 신당 세력은 안 전 대표의 가세로 “제1야당 교체는 가능하다”면서 한 껏 고무된 표정이다.
◆ 안 “文, 설득위한 어떤 새 제안도 갖고 오지 않아”
안 전 대표는 탈당 기자회견에서 “(야당에서) 더 큰 혁신은 배척당하고 얼마 되지 않는 기득권 지키기에 빠져 있으며 이제 당 안에서 변화와 혁신은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면서 “안에서 도저히 안된다면 밖에서라도 강한 충격으로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밝혔다. 현 상황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의 혁신이 더이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탈당을 통해 혁신 추동력을 다시 만들어 내야 한다는 의미다.
안 전 대표는 그동안 문재인 대표에게 혁신 경쟁을 위한 ‘혁신 전당대회’개최를 요구했지만 문 대표는 ‘줄세우기용 전당대회’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안 전 대표의‘혁신 전당대회’는 문재인 대표의 사퇴를 전제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실상 당 주류세력에게 기득권을 내려놓으라는 선전포고의 성격이 강했다. 결국 ‘혁신 전대’가 받아들여 지지 않은 것이 공식적인 탈당 이유다. “문 대표가 설득을 위한 어떤 새로운 제안도 갖고오지 않았다”는 안 전 대표의 발언도 같은 연장선상이다.
2011년 서울시장 선거, 2012년 대통령 선거에서 줄곧 후보 자리를 양보했지만 앞으로 또다시 그에게 ‘양보’를 요구할 것으로 보이는 당내 상황도 이번 탈당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당 바깥의 신당 세력이 줄기차게 그에게 러브콜을 보낸데다 최근 호남 지역을 중심으로 그의 지지율이 상승한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탈당 도미노 규모와 시기 주목
안 전 대표의 비서실장 출신인 문병호 의원, 새정치민주연합 공천 심사를 거부한 유성엽·황주홍 의원은 동반 탈당 1순위 후보로 거론된다. 송호창·노웅래·최원식 의원 등 비주류 중심의‘구당모임’, ‘정치혁신 2020’소속 의원들은 대표적인 ‘탈당 예비군’으로 꼽힌다. 비교적 계파색이 옅은 ‘통합행동’ 소속의 박영선·민병두 의원, 송영길 전 인천시장, 김부겸 전 의원 등은 ‘잠재적 탈당 후보자’로 분류된다. 문병호 의원은 안 전 대표 탈당 직후 “향후 일주일 이내에 (탈당 의원) 5~10명이 나올 것으로 본다”면서 “차근차근 연말까지 (교섭단체 구성이 가능한) 20명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범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정세균계를 제외한 호남 의원들의 탈당 가능성도 있다. 이들은 “문재인 대표로는 안된다”는 입장과 “야권 분열은 안된다”는 지역 정서 사이에서 막판까지 고심을 거듭할 전망이다. 또 그동안 문재인 대표와 대립각을 세워온 조경태 의원도 탈당할 가능성이 있다. 결국 탈당 의원의 규모는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의 ‘하위 20% 현역의원 물갈이’작업과 야권 신당과 새정치민주연합 지지율 추이 등의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 손-안-천 3자연대 모색 가능성
안 전 대표는 탈당 이후 제3지대 독자세력 구축후 천정배 의원 등 야권 신당 세력 규합에 나설 전망이다. 그러나 지지율 추이로만 보면 야권 대선후보군 중 1·2위를 기록중인 문재인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이 버티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에 다소 미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이 때문에 안 전 대표는 기존 신당 세력 뿐 아니라 다양한 세력을 규합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인물이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다. 야권 내에서 비교적 중도 성향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 안 전 대표와 손 전 대표의 교차지점이다. 천정배 의원도 ‘중도 신당’을 표방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도’를 표방하는 제3지대 신당에 손학규·안철수 전 대표, 천정배 의원이 힘을 모으는 이른바 ‘손-안-천 연대’ 가능성이 제기된다. 그동안 유력 대선주자가 없어 힘을 받지 못한 박준영 전 전남지사·박주선 의원·김민석 전 의원 등 야권 신당 세력도 안 전 대표를 구심점으로 본격적인 통합작업에 나설 전망이다. 당초 손학규 전 대표는 내년 총선 이후에나 정계에 복귀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돼왔지만 안 전 대표를 중심으로 신당 세력이 정비될 경우 참여할 가능성도 있다는 조심스런 예측이 나오고 있다. 정동영 전 의원도 연대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
◆ ‘一與多野’구도, 패배 우려땐 ‘헤쳐모여’ 할 수도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180석을 내년 총선 목표로 제시했지만 야권 분열이 가시화될 경우 새누리당이 개헌가능선인 200석을 돌파할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특히 수도권 박빙 선거구에서 선거가 ‘一與多野’ 구도로 치러질 경우 야권에서 살아남을 후보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야권이 또다시 ‘헤쳐모여’를 시도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실제로 문재인 대표는 “천정배 신당 세력, 정의당까지 포괄하는 통합전당대회가 치러지면 대표직을 내려놓을 용의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안 전 대표 입장에서도 새정치민주연합 내에서는 비주류로서 자신의 지분을 보장받기 어려웠지만 탈당 후 신
[박승철 기자 / 노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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