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의원이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한 이후 동반 탈당이 예상됐던 당내 비주류 의원들이 거취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13일 “15일에 탈당하겠다”고 밝혔던 문병호 의원과 유성엽·황주홍 의원 등은 탈당 기자회견을 16일에서 17일로 또다시 연기했다. 특히 유성엽 의원은 “지역구인 정읍 주민들의 의견을 들어보겠다”면서 한발빼는 듯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만약의 경우 탈당을 하지 않을 여지까지 남겨둔 셈이다.
이들이 탈당 일정을 미루는 것은 당초 이번주내로 5~10명이 동반 탈당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추가 탈당 의원을 규합하는데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 비주류 의원들의 경우 친노 성향의 표를 흡수하지 못하면 지역구 당선을 장담하지 못하는 데다 이미 상당수 지역구에서 기존 ‘안철수의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뛰고 있다는 점이 탈당을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다.
호남 의원들의 경우 상황이 더 복잡하다. 호남 현역의원들에 대한 지역 민심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탈당한 뒤 새정치민주연합에서 젊고 참신한 인물을 공천할 경우 지역의 ‘물갈이 민심’이 극대화될 가능성이 잠복해 있다. 여기에 안철수 의원이 박지원 의원의 공천 탈락을 의미하는 ‘기소된 자의 공천 배제’ 혁신안을 주창하고 있다는 점에서 선뜻 신당에 합류하기도 애매하다.
이에 따라 비주류 의원들은 당장 탈당보다는 당내에서 ‘문재인 대표 퇴진’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는 15일“우리편인 세력은 모두 하나로 뭉쳐야 한다. 그 길만이 총선 승리의 길이요 정권교체의 길”이라면서 “문재인 대표의 숙고가 바른 결론에 이르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문 대표의 퇴진을 전제로 총선전 범야권 대통합을 재추진해야한다는 의미다.
한편 안철수 의원은 이날 부산을 방문해 “새정치민주연합은 평생 야당하기로 작정한 당”이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안 의원은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 등 우리 정치사를 보면 야당은 절대로 혼자서 집권한 적이 없고 앞으로도 힘들 것”이라면서 “생각이 다른 사람을 새누리당이라고 배척하면 절대로 집권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박승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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