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모란봉악단의 베이징 공연 철수에는 공연 내용이 문제가 됐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그런데 악단의 북한 귀국을 지시한 게 김정은의 옛 애인으로 알려진 현송월 단장이었다는 주장이 제기돼 주목됩니다.
주진희 기자입니다.
【 기자 】
김정은의 총각 시절 여자친구로 알려진 현송월 모란봉악단 단장.
한때, 음란 동영상을 촬영한 혐의로 처형당했다는 설이 무성했지만 지난해 모습을 드러내며 건재함을 과시했습니다.
"(모란봉악단이) 경애하는 원수님을 받드는 데서는 그 어디에도 짝지지(처지지) 않는다는 것을 저는 당당히 말하고 싶습니다."
그런 현송월이 이번 베이징 공연 취소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대북 라디오 매체인 자유북한방송은 리허설 과정에서 공개된 모란봉악단의 공연 내용이 김정은 숭배 일색이었고,
"우리의 김정은 동지, 그 분만을 받들리 오늘도, 내일도, 영원히."
중국 측이 '예술에 사상을 섞으면 안된다'며 빼달라고 요청했지만, 현송월은 '작품에서 점 하나 토시 하나 뺄 수 없다'고 맞선 것으로 전해집니다.
특히 공연장소인 국가대극원 관계자가 준비 과정에서 "중국을 본받으라"며, "김정은이 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된 것을 아느냐"고 언급한 것도 북측을 자극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대화가 오간 후 현송월은 중국 정부 관계자들이 있는 자리에서 단원들에게 즉시 철수를 지시했다고 자유북한방송은 전했습니다.
이 내용을 들은 김정은은 '현송월을 비롯한 악단 관계자들 결정을 믿겠다'며 사실상 철수 지시를 승인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MBN뉴스 주진희입니다.
영상편집 : 서정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