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무소속 의원 탈당으로 인한 새정치민주연합 내분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당 중진들 사이에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의 ‘결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문 대표가 ‘정면돌파’ 의지를 버리지 않으면서 갈등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전 원내대표는 21일 한 라디오프로그램에 출연해 “문재인당으로 갈 것이냐, 아니면 대중정당으로 갈 것이냐의 갈림길에 서있다”며 “문 대표가 정말 겸허한 마음으로 모든 것을, 마음을 비우는 자세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전 원내대표는현 야권 상황을 “콩대는 가마솥 밑에서 타고 콩알은 가마솥 안에서 우는 최대의 위기”라며 “친노와 운동권, 계파공천에 치우쳐 2012년 총선 공천을 실패한데 대한 강한 반발과 성찰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문재인당’에 대한 부정적인 뉘앙스를 드러냈다는 점에서 이날 박 전 원내대표 발언은 현 체제로는 새정치민주연합에 2016년 총선 승리 희망이 없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는 분석이다.
김부겸 전 의원 역시 문 대표 행보를 비판했다. 김 전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안 의원 탈당 이후 문 대표 행보가 조금 우려스럽다”며 “문 대표는 비노나 비주류에 속하는 분들을 건강하지 않은 세력으로 보는 것 같은데 그러한 시각을 빨리 버려야 한다”고 밝혔다.
김 전 의원은 “제1야당 대표라는 자리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있는 야권 전체를 살리는 그런 역사적인 사명이 있는 자리인만큼 모든 것을 다 덜겠다는 정도의 자세는 보여달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철수 신당’과의 연계 가능성에 대해서는 “정치인들은 위기에 처하면 사는 길을 모색하지 않겠느냐”며 “모든 것을 다 허물고 새집을 지을 수 있다는 기대는 점점 하향조정될 수 있고, 그렇다면 야권이 함께 살 길을 모색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생각한다”는 말로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 역시 라디오프로그램을 통해 ‘안철수 신당’과의 통합을 강조했다. 이날 이 원내대표는 “(안 의원과) 무조건 통합의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이 원내대표는 전날 문 대표가 “바꿔야 한다는 의지가 어르신들에게는 없는 것”이라고 말해 논란을 빚은 것에 대해 ”얼핏 어르신들에 대한 폄하 느낌이 드는 표현이 있었던 것은 아주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당내 중진들 비판이 계속되는 가운데 문 대표는 ‘마이 웨이’에 입장을 다시 한 번 밝혔다.
문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낡은 껍데기를 벗겨내는 고통을 감내해야 새살이 돋는다. 혁신과 단합을 포기할 수 없다”며 “어려운 때일수록 원칙을 지키고 옳은 길로 가야 승리할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마음에 새긴다”고 밝혔다.
이날 문 대표는 교수신문이 올해의 사자성어로 꼽은 ‘
[정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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