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신당 창당을 선언함에 따라 내년 총선 결과를 가늠하기 어려운 ‘안개 정국’속에 빠져들었다.
호남을 진원지로 불기시작한 ‘안풍’이 수도권으로 북상할 경우 새정치민주연합 호남과 수도권 의원들의 추가 탈당으로 이어지면 야권 전체의 ‘이합집산’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분열로 인한‘야권의 공멸’을 막아야 한다는 새정치민주연합 내부의 ‘야권대통합’ 움직임도 나타나면서 내년 총선까지 남은 4개월 동안 야권 재편의 소용돌이가 몰아칠 것으로 예상된다.
◆안철수 신당의 향방은?
안 의원은 21일 기자회견에서 “새정치민주연합과의 연대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밝히며 ‘연대 불가’ 방침을 천명했다. 다만 그는 “호남 신당 세력과의 연대는 기본적으로 열려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안 의원은 일단 호남과 수도권 비주류 의원들의 추가 탈당이 이어진다면 이미 탈당한 신당 세력을 규합해 원내 교섭단체를 구성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김성석 전 의원 등 여권 출신 인사들과 손학규 전 대표·정동영 전 의원 등 야권 지도자급 인사들을 접촉하며 세 확대를 시도할 전망이다. 공식적으로 100석을 목표로 하고 있어 전국 246개 선거구 대부분에 후보자를 낼 필요가 있기 때문에 새 인물 영입작업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수도권에서 ‘일여다야’구도가 형성될 경우 새누리당이 어부리지를 얻을 가능성이다. 이에 대해 안 의원은 이날“나중에 다시 말씀드리겠다”고만 언급했다.
안 의원이 ‘연대 불가’방침을 밝혔음에도 향후 추가적인 야권 연대 논의가 나타날 수도 있다. 안 의원 스스로도 “4개월이면 조선왕조 500년 동안 일어났던 일이 다 일어날 수도 있다”고 밝힌 만큼 새로운 야권 통합 내지 연대 시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이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무조건 통합의 방향으로 가야한다”며 양측의 통합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며 여지를 남겼다.
◆ 증폭되는 야당 의원들의 고민
안철수 신당 창당이 공식화되자 야당 의원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안철수 신당의 여론조사상 지지율이 10% 중후반대를 기록하고 있는데 이는 현역의원들이 ‘탈당’이라는 천형을 감내하기에는 다소 부족한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리얼미터가 지난 14~18일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84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1.8%p·응답률 6.6%)에 따르면 정당지지도는 새누리당 38.2%, 새정치민주연합 25.7%, 안철수 신당은 16.3%를 기록했다.
안철수 신당이 중도층과 무당파에서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아직 판을 뒤흔들만한 파워를 확보하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향후 지지도가 상승할 경우 의원들의 고민은 더 키질 수 밖에 없다.
일단 안철수 신당은 광주·전라(30.7%)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어 호남권 의원들은 탈당으로 기울 가능성이 수도권에 비해 높은 편이다. 광주 광산을의 권은희 의원이 탈당 1순위로 꼽히고 있는 가운데 박혜자·장병완 의원 등의 후속 탈당으로 이어질 지 주목된다. 그러나 수도권 의원들의 상황은 좀 더 복잡하다. 한 수도권 비주류 의원은 “아직 수도권 호남 표심의 향방이 잡히지 않고 있다”면서 “수도권에는 친노 성향의 표도 상당하기 때문에 호남 표심의 명확한 방향이 잡히지 않으면 탈당을 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결국 안철수 신당이 향후 얼마나 지지도를 높이고 수도권 호남 표심을 장악하느냐가 관건이될 전망이다.
◆안철수 신당, 제1야당 가능할까?
막판 합종연횡의 가능성이 남아있지만 실패할 경우 결국 안철수 신당의 성패는 내년 총선에서 판가름나게 된다. 관건은 안철수 신당이 새정치민주연합을 제치고 제1야당이 될 수 있는지 여부다. 안철수 신당이 독자 의석 목표로 제시한 100석을 확보할 경우 제1야당으로 등극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총선 이후 문재인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등과의 대권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명실상부한 야권의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것이다.
만약 호남 민심을 확실히 확보한다면 ‘제1야당 등극’가능성은 한층 높아진다. 문재인 대표의 친노 진영은 영남에서 아직까지 ‘계란으로 바위치기’같은 도전을 지속하고 있다. 안철수 신당이 호남에서 최소한 원내교섭단체 수준을 확보한 뒤 수도권에서 선전한다면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의 호남 중심의 평화민주당이 4자 대결구도에서 확보한 60석 이상을 확보할 수 있을 전망이다. 여기에 중도 표심까지 가세한다면 파괴력은 더 커질 수 있다. 그러나 이는 호남에서 압도적 지지 확보를 가정한 것으로 새정치민주연합과 호남 분점 구도하
[박승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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