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가장 막고 싶었던 김한길 전 공동대표의 탈당이 결국 현실화됐다.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인 새정치민주연합 공동창업주인 김한길 전 대표는 3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탈당을 선언했다.
이제 김 전 대표를 따라서 얼마나 많은 야당 의원들이 문재인 대표를 떠날 것인가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12월13일 안철수 의원을 시작으로 김동철 문병호 유성엽 최재천 권은희 임내현 황주홍 의원이 나갔고 , 이날 김한길 전 대표까지 탈당했다. 지난해 9월 일찌감치 탈당했던 박주선 의원까지 포함하면 모두 10명이다.
그러나 앞서 다른 의원들과 달리 김한길 대표의 탈당은 의미가 남다르다. 그는 불과 지난주까지 야당의 이름이던 새정치민주연합의 공동창업주이자 자체 계파를 거느릴 정도로 수도권에서 위상이 강력한 중진인데다 2007년 열린우리당을 사실상 붕괴시킨 ‘경력‘도 있기 때문이다. 김 전 대표는 대선국면이었던 지난 2007년 구여권(현야권)의 정계개편 과정에서 현역의원 20여명과 함께 집단탈당했고 곧바로 교섭단체를 구성했었다. 이는 곧바로 당시 여당인 열린우리당의 붕괴로 이어졌었다.
그랬던 김 전 대표가 이번에는 혼자 탈당했다. 이에 대해 그는 회견 뒤 기자들에게 “당적에 관한 부분은 각 국회의원들의 고독한 결단에 따르는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탈당이 의원 개인의 문제임을 강조했다. 당내에서는 2007년 당시 집당탈당과 그 이후 파장을 놓고 그간 지적과 비판에 있었던 것을 의식한 것이 아니겠느냐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김 전 대표는 회견에서 “오늘의 내 선택이 고뇌가 점점 더 깊어가는 동지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 야권이 승리로 가는 길에서, 늘 여러분과 함께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내가 선도적으로 탈당했으니 남은 의원들이 용기를 갖고 후속 탈당해라‘는 속내로 들린다.
현재 당내에서 김한길계로 통하거나 김 전 대표와 가까운 의원은 15명 안팎에 이른다. 이 가운데 최재천, 문병호 의원 등은 이미 탈당했다. 김관영, 노웅래, 정성호, 민병두, 변재인, 이종걸, 주승용 의원 등도 김한길계에 속하지만 주 의원을 제외하고는 탈당에 적극적이지 않다. 탈당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어렵지만 현재로서는 ‘관망’이라고 봐야할 듯하다.
현재까지 탈당 유력은 주승용 의원과 함께 박지원 의원 등 호남의원들 정도다. 두 의원은 8~10일을 전후해 입장을
박지원 의원은 3일 SNS를 통해 “마지막까지 통합을 위해 노력하겠다”면서 “나의 거취는 목포에서 의견 수렴 중으로 모든 여건이 갖추어지면 통합을 위한 선택을 하겠다”고 밝혔다. 탈당을 위한 명분을 좀더 축적하겠다는 의도가 있다는 것이 야권내 해석이다.
[이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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