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활력제고를 위한 특별법(원샷법)과 북한인권법의 본회의 처리가 난항을 겪는 가운데 새누리당이 합의 파기의 책임자로 지목하는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해 공세 수위를 높였다. 여야가 쟁점법안을 두고 강대강 대치를 벌이면서 갈등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2일 새누리당 전략기획본부는 원내대책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김 위원장의 과거 발언이 상황에 따라 바뀐 사례가 종종 있다며 그 사례를 조목조목 발표했다.
사례는 크게 ▲노동개혁 ▲친노패권 청산 ▲1948년 건국론 ▲국보위 참여 등 4가지로 분류됐다.
김 위원장은 2012년 발간한 저서 ‘지금 왜 경제민주화인가’에서 독일의 하르츠 개혁처럼 고용 유연성이 양극화 해소의 핵심 해법이라고 주장했지만, 여당이 추진하는 노동개혁 법안이 쟁점이 되자 “독일과 우리는 여건이 다르다. (새누리당이) 이해를 잘못한 모양”이라고 말을 바꿨다고 새누리당은 주장했다. 또 지난달 17일 선대위원장에 취임하면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친노 패권 청산을 강조했지만 친노·친문 인사가 다수 포진한 선대위가 출범한 뒤에는 “나는 누가 친노이고 친노가 아닌지 개념이 없는 사람”이라고 말했다고 공격했다. 이밖에 잦은 당적 변경도 문제삼았다.
권성동 전략기획본부장은 원내대책회의에서 “정말로 말 바꾸기 달인을 넘어 말 바꾸기의 종결자”라며 “국민은 김 위원장을 국보위, 민정당, 민자당, 새천년민주당 등을 오가며 장관과 국회의원을 하며 권력의 양지만 좇는 명분 없는 철새 정치인으로 보고 있다”며 대국민 참회와 사과를 촉구했다.
원유철 새누리당 원내대표도 “양당 원내대표 합의 문서를 휴지조각 취급하여 합의 처리하기로 한 법안조차도 처리하지 않는 더불어민주당의 행태가 국회와 정책 투명성에 먹칠을 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야당도 가만있지 않았다. 이종걸 더민주 원내대표는 유일호 경제부총리와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이 전날 조속한 경제입법을 촉구한 것과 관련, “다시 ‘기승전국회’, ‘기승전법(法)’의 논리가 반복되고 있다”며 “법률이 없어서 일을 못하겠으니 새 법을 만들자는 청와대와 행정부의 억지는 갖고 있는 참고서는 제대로 보지도 않고 자꾸 새 참고서를 사달라고 생떼를 부리는 철없는 학생 같다”고 비판했다.
여야간 감정싸움이 심해지면서 여당은 이날 정의화 국회의장 주재로
이날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회를 찾아 정 의장과 이종걸 원내대표 등을 만나 경제활성화법안 처리를 요청했다.
[우제윤 기자 / 유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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