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규모의 한·미 연합 키리졸브(KR)·독수리(FE) 훈련을 예고되면서 북한도 ‘맞대응’을 위한 고민에 빠졌다.
더구나 한·미는 이번 훈련에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에게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위협이 될 이른 바 ‘참수작전’ 훈련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북한군 최고사령부에서는 어떤 식으로든 강경한 반응을 보여야 하는 상황이다.
통상 북한군 지도부는 동계훈련과 한·미 군사훈련이 진행되는 기간에 전투근무태세(남한의 ‘데프콘’에 해당)를 강화해 일선 부대에 긴장을 불어넣는다.
문제는 세계 최고수준의 무기체계를 총동원해 ‘역대급’ 무력시위를 펼치는 한·미 연합군에 맞서는 북한이 가진 ‘창과 방패’가 너무나도 초라하다는 점이다.
비록 북한이 자신들의 주장대로 △다종화 △소형화 △경량화된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더라고 하더라도 당장 군사분계선(MDL) 코앞까지 들이쳐 위용을 과시하는 미국의 ‘절대무기’들을 상대할 방법이 없다. 더구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조만간 내놓을 대북결의에는 북한에 대한 ‘항공유’ 수출을 금지하는 내용이 포함될 것이 유력시된다. 이 조치 만으로도 사실상 가뜩이나 유류가 부족한 북한의 항공·반항공군(공군) 전력에 엄청난 타격을 주게 된다.
인민군 장교출신 이석영 자유북한방송 국장은 “하급 군인들은 (한미훈련을) 의례적으로 생각할지 몰라도 인민무력부나 총참모부에서는 아주 긴장을 하게 된다”며 “이번 한미훈련은 북한 도발시 북한을 초토화시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진행된다고 하고 미군이 최첨단 무기들을 속속 한반도에 들여오고 있다고 하니 인민군 지휘부에서 압박을 많이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국장은 “작년과 재작년 같은 경우에도 한미 군사훈련에 대해 북한이 그냥 언론 통해서만 공개 비난을 했을 뿐이지 크게 대응책을 안 세웠다”며 “이번에는 압박을 느낀 김정은이 ‘준전시 상태’를 선포해 맞대응을 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북한은 지난 2013년 3차 핵실험 이후 한반도 긴장국면이 조성됐을때 지금과 유사한 한반도 긴장 연출됐을 때도 노골적으로 ‘핵전쟁’ 가능성을 언급했다. 당시 김정은 제1비서는 MDL 인근부대를 잇따라 시찰하며 강도높은 위협발언들을 쏟아냈다.
이러한 상황에서 북한은 지난 23일 밤늦게 최고사령부 명의 중대성명을 발표해 “이른바 ‘참수작전’과 ‘족집게식 타격’에 투입되는 적(한·미)들의 특수작전 무력과 작전 장비들이 사소한 움직임이라도 보이는 경우 사전에 철저히 제압하기 위한 선제적인 작전 수행을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북한은 1차적 타격대상으로 남한의 청와대를, 2차적으로는 미국 본토를 타격하겠다고 위협하며 돈이 들지 않은 ‘말폭탄’을 던졌다.
탈북민인 안찬일 세계북한센터 소장은 “남북 간 군사훈련 강도는 항상 비례한다”며 “이번에 한·미가 훈련을 크게 한다고
[유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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