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이 오는 4·13 총선을 앞두고 ‘야권 통합’을 공식 제의했다.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일 국회 당 대표실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이번 총선에서) 모든 국민들은 지난 3년 동안 박근혜 대통령 정부가 행해온 정치·경제·사회·외교 모든 분야에서의 실정을 심판하려고 한다”며 “국민의 열망에 부응하기 위해 우리 야권이 4·13 총선에 승리를 거두려면 단합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밝혔다. “야권에 다시 한 번 통합에 동참해달라고 제의를 드린다”는 말로 ‘야권 통합’ 의지를 분명히 드러낸 김 대표는 “시간이 없다. 각자의 이기심에 집착하지 말고 민주정치 발전을 위해 야권 승리를 가져오고 내년 대선에서의 정권 교체를 이루기 위해 야권이 단합된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의 ‘야권 통합’은 더민주를 탈당해 국민의당으로 향한 의원들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통합에는 여러 방식이 있는데 어느 방법이냐’는 기자들 질문에 김 대표는 “예를 들어 더민주를 탈당한 대다수가 더민주의 당시 지도부 문제를 걸고 탈당을 했는데 이제 그 명분이 다 사라지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더민주 밖에 계신 분들이 지나치게 명분론에 사로잡히지 않으면 다시 단합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천정배 국민의당 공동대표도 야권 연대에 대한 명백한 입장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이대로 가면 공멸’이라는 인식을 드러낸만큼 야권 연대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진행된 국민의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천 공동대표는 “지난 10여년 동안 제1야당은 국민의 삶 문제를 해결할 비전이나 정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스스로 폐쇄적인 계파와 패권에 매몰돼 수권 능력을 상실한 불임정당이 됐다”는 말로 더민주를 비판했지만 “우리 국민의당도, 전체 야권도 새누리에 비해 큰 격차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는 말로 위기의식을 드러냈다.
천 공동대표는 “지도부와 국회의원을 필두로 모든 당원은 비상한 각오로 야권 재구성과 정권교체의 길로 매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이번 총선부터 야권이 힘을 합치는 것이 중요한만큼 더민주와 국민의당 사이의 물밑 협상이 치열하게 이뤄질 전망이다.
김 대표가 더민주를 탈당한 의원들을 향해 힘을 합치자고 ‘러브콜’을 보낸만큼 향후 야권 연대 성사 여부에 정치권과 유권자들 시선이 집중될 전망이다. 다만 이날 김 대표 발언이 사실상 문재인 전 대표 당시 지도부 체제에 대한 비판을 담고 있는만큼 문 전 대표를 필두로 한 ‘친노 세력’의 반발이 야권 통합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친노 세력’에 반발해 더민주를
[정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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